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
· ISBN : 9788994792873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4-06-24
책 소개
목차
월요일의 가방
화요일의 스카프
수요일의 물 한잔
목요일의 우산
금요일의 장갑
토요일의 구두
일요일의 안경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 길고 마른 먼지 창궐한 시간 동안 내가 은밀히 공모한 문장들, 들켜서는 안 될 목마름을 가진 자들과의 비밀스런 산책, 세계의 갈비뼈에 새겨 놓은 이름들을 당신께 보낸다. 내가 사랑한 당신, 내가 그리워한 당신, 얼굴도 모르는 당신, 체취도 아련한 당신, 내가 서성거리며 다만 바라보았던 당신, 당신들. 당신을 향한 나의 기록을, 봄날의 나비를 따라오시라.”
“당신은 내가 아주 조금이라도 생각이 날까, 그럴까.
당신의 이름은 당신이고,
그건 내 영혼과 마음속에서만 유효한 이름.
내면의 울타리를 건너 햇빛 속으로 나오면 나는 쓸쓸한 타인.
조용히 손을 맞잡고 긴 복도를 다시 돌아 나가는 그림자의 단편.
아주 짧지만 자꾸 읽게 되는 문장처럼 내가 나를 읽는 슬픈 시간.”
“울음만이 유일한 힘이라면 외로운 밤마다 복근을 단련해야 하리라.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뼈가 가벼운 종족일수록 배는 단단해야 한다는 걸. 울음이 제멋대로 흘러나와 세상을 맑은 홍수로 뒤덮지 않도록 나 자신을 오로지 강한 둑으로 단련해야 한다는 걸.”
“어쩌면 나는 사랑이 아니라 그리움을 만지작거렸는지도 모른다. 봄비가 자욱하게 내리던 어느 퇴근길, 고가를 지나는 버스 안에서 나는 흐린 창밖으로 간판마다 당신의 이름을 찾아내곤 했다. 답장 없을 문자를 보내곤 했다.”
“피로가 지나쳐서 과로를 넘어설 때, 녹초가 된 목요일의 퇴근길 버스 유리창에 비친 내 유령이 그렇다. 뼈까지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내가 어떠한 여유도 부릴 수 없는 앙상한 가시를 닮은 일상을 통과하느라 표정을 없앤다. 아아, 그건 왠지 맑다. 허무하게도.”
“생은 아마도 길고 지루할 것이다.
그때 손을 내밀면 맞잡을 손이 있어 다행이다.
당신의 하늘과 나의 하늘이 몸을 섞어 같은 색인 것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