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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주의보

안개주의보

이용임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12-07-18
  |  
8,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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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주의보

책 정보

· 제목 : 안개주의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23199
· 쪽수 : 124쪽

책 소개

20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용임의 첫 시집. 시인은 주변의 익숙한 사물들을 그로테스크하게 이미지화하며 건조하고 이지적인 묘사로 눈길을 끌어왔다. 시인의 이러한 특장점이 도드라진 시들이 모여 6년 만에 첫 시집으로 묶였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저녁 무렵의 창문/키스/햇빛증후군/해바라기 모텔/엘리펀트맨/악사들/지도 판매상/자정/주물/자개장롱/팩토리/만화경/스모그

2부
비/나비/붓꽃/꽃/수국/평창민박/수족관/이웃에 사는 새/cafe. 봄/대화의 방식/의자에 앉은 시계/휘파람/가투의 시대/수집벽/터널/장마

3부
안개/여름의 수반/흡연 구역/폭설이라는 시간/보라/밤의 바다/부활의 내력/감기/결핵/연애의 시간/안개주의보/연인/죽은 벚나무 아래/여름/일기예보/정정/밤, 눈/내 뜰에 동백/벽/일요일/이 저물녘

해설 애도의 안쪽, 무늬 중독자의 표정 장이지

저자소개

이용임 (지은이)    정보 더보기
바다의 도시에서 태어나 목련과 라일락이 아름다운 정원에서 자라다. 바람만 마시면 기침을 하고 열이 오르는 허약 체질이라 자연스럽게 집 안에 갇혀서 책만 보는 지루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사람보다 활자가 반가운 비뚤어진 태도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팔다리는 우람하지만 쓸데없이 눈만 큰 탓인지 꽃잎만 떨어져도 눈물을 뚝뚝 흘리는, 지나치게 감성적인 사춘기를 이십대 후반까지 겪느라 마음이 바빠서 일찍 늙었다. 딸이 노처녀로 살게 되리라는 걸 직감하시고 혼자 버틸 수 있는 경제력을 강조하신 어머님 덕분에 공학을 전공했다. 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이런저런 회사를 전전하며 밥벌이는 곧잘 했지만, 사는 게 이렇게 여름 폭우 속을 우산 없이 걷는 기분이란 것이 믿어지지 않아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폭풍 야근의 후유증 속에 심야 버스를 타고 지나온 밤의 풍경을 기록하며 한 줄의 텍스트에 몰입하느라 사랑 몇 번이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서른을 넘겼다. (도대체 언제?) 일하느라 허리가 부러져 몇 달을 누워 지내기도 하고, 살인적으로 오르는 밥값이 아까워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면서 젖은 머리카락 말리다 보니 어느새 십 년 차 직장인. 사무실에 가면 여자론 최고참으로, 고향집에 가면 철딱서니 없는 딸로, 친구들 사이에선 게으르고 대책 없는 골칫덩어리로 꿋꿋하게 삼십대의 어느 날을 막 지나가고 있다. 밤마다 빈방의 사방 벽에 대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날들이 차라리 반갑다”라고 안구 건조증을 하소연하느라 여전히 마음이 바쁘고 일찍 늙는다. 사수자리. O형. 진격의 주름, 주름, 주름. * 시집 《안개주의보》
펼치기

책속에서

스모그

연기로 가득 찬 창문 안에서
발목에 매달려 그림자가 서성거린다
붉은 미등이 줄지어 사라진다
흔들리는 뒤통수들이 희미해진다
자박 자박 자박 엎디어 손톱으로 기어오는 발소리
벽에 부딪쳐 되돌아간다
얼굴까지 이불을 뒤집어쓴 지붕이 누운 아래
입을 벌려 마른 혀끝을 보이는 창문들
도시 외곽 공장 지대의 굴뚝을 향해 난 길을 따라
여자 하나 자전거를 타고 간다
은빛 바퀴살이 치르륵거린다

누군가 다급한 손바닥으로 탕, 탕 두드린다
사라진 길 위에서


엘리펀트맨

사내의 코는 회색이다
잠들지 못하는 밤마다
사내는 가만히 코를 들어 올린다
형광불빛에 달라붙어 벌름거리는
사내의 콧속이 붉은지는 알 수 없다
여자를 안을 때마다
사내는 수줍게 코를 말아 올리고 입술을 내민다
지리멸렬한 오후 두 시에
사내는 햇볕을 쬐며 서툴게 담배를 핀다
사내의 코가 능숙하게 따먹을
푸르고 싱싱한 나뭇잎들은 없다
계절은 바람과 구두 소리에 쓸려
태양의 서쪽으로 이동했다
구내식당에서 이천오백 원짜리 밥을 먹을 때마다
사내는 코끝이 벌개질 때까지 힘껏 코를 들어올린다
버스가 급정거할 때마다
손잡이에 걸린 코를 황급히 움켜쥐며 한숨을 내쉰다
담배연기와 밀어와 휘파람과 잠꼬대
사내의 긴 코 어딘가에서 아직도 바깥으로 흘러나오고 있을
환절기가 되면 사내는 지독한 축농증을 앓는다
가을마다 잎이 다 떨어진 나무 아래 서서
사내는 코로 낙엽을 주워 올린다
가지에 올려놓은 잎사귀가 떨어질 때마다,
다시


■ 뒤표지 글

내 발등에 엎지른 얼룩
내 머리카락에 떨어진 꽃잎

눈이 멀 것 같은 햇빛 속에 서 있거나
나무 그늘만 골라 디디고 다녔다

유리컵에 동전을 넣어 홀짝 놀이를 하다가
겨울에 잊고 온 콧잔등이 시려 찡그리곤 했다

항아리에 묵힌 이름은 모두
당신 당신 당신들

고마워요 내가 열렬히 사랑한
나를 모르는 그대들이여

백지 위에 손가락을 올리고 한참이 흐르자
밤과 춤과 선율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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