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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접다

귀를 접다

박일환 (지은이)
청색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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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접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귀를 접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176914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3-06-29

책 소개

청색지시선 4권. 박일환 시인의 시집. 이순을 넘긴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세상에 대한 이해와 이웃에 대한 연대가 담겨 있다. 시인은 먼저 “그런 겨우를 위해/당신이나 나나 참 애쓰면서 여기까지 왔다”(시인의 말)라고 고백한다.

목차

05 시인의 말



13 늑대와 칼
14 겨울 숲으로 가다
16 새들의 안부
18 스카이라인
20 김유신의 말
22 너머를 향해 가다
24 아름다운 일
26 돌아보는 마음
28 풀밭이 장엄한 이유
29 멈춤
30 엇갈린 슬픔
31 고추꽃 필 무렵
32 어떤 출산기
33 관평리 양치기
35 3월 마지막 날
36 울사외다



39 복음서
40 매달려서 건너는 밤
42 봄의 정원
44 북성포구에 다녀와서
46 경칩을 앞둔 개구리에게
48 양반다리
50 양떼구름
52 압해도(押海島)
54 굴포천들
56 개와 죽그릇
58 먼 언덕
61 미안하다
62 천산산맥 따라가는 길
64 비눗방울 놀이
66 붉은 발



69 신 공무도하가
70 어떤 비밀
72 호시탐탐(虎視眈眈)
74 하루
76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
78 낭중드라이버
80 스무고개
82 코로나 시대의 상상력
83 인실좆
84 반값
86 평온했던 하루
88 오래된 나라
90 고군조 자1, 고군조 자2
91 세탁기는 외롭다
92 빚진 자로 살아가기
94 먼 나라



99 어스름
100 감나무 곁을 지나며
101 기도하는 자세
102 설화
104 바위
107 감자에 싹이 나고 잎이 나서 묵찌빠
108 달밤
110 추석
112 저기 새로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114 읽는 일
116 단독자의 사랑
118 분리불안에 대하여
120 시를 위한 진화론
122 노을을 바라보는 법
124 귀를 접다

해설
129 먼 것에 대한 사랑 | 최진석(문학평론가·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저자소개

박일환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7년 『내일을 여는 작가』에 시 추천을 받아 등단. 시집 『등 뒤의 시간』, 『귀를 접다』, 청소년시집 『만렙을 찍을 때까지』를 비롯해 『청소년을 위한 시 쓰기 공부』, 『진달래꽃에 갇힌 김소월 구하기』와 『국어사전에서 캐낸 술 이야기』, 『맹랑한 국어사전 탐방기』, 『문학 시간에 영화 보기1.2』, 『문학과 영화로 만나는 아프가니스탄』, 『시를 즐기는 법』 등 여러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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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새들의 안부

내 안부가 궁금했다며 전화 주신 당신께
나는 잘 지내고 있으니
새들의 안부를 대신 물어달라 했다

북미대륙에서 50년 동안 29억 마리의 새가 줄었다는
기사를 본 날이었다

처마 밑에 둥지 튼 제비를,
전깃줄에 줄지어 앉아 있던 참새를 본 게 언제쯤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새들이 사라지고 있는 동안
인간만 잘 지내고 있었던 게 아닐까?
지나치게 잘살고 있었던 게 아닐까?

무덤은커녕 한 줄 생애도 남기지 않고
지상에서 사라진 29억 마리의 새들이
한 마리 거대한 흉조로 변신 중이라는 소문을
누가 귀 기울여 듣고 있을까?

오늘 또 몇 마리의 새들이 사라졌을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하루가 저물고 있다


아름다운 일

같은 종류의 나무라도 크고 작은 게 있지만
매달고 있는 꽃들의 크기는 비슷하다

꽃은 나무에 세 들어 살아도
큰 집이라고 제 몸 부풀리지 않고
작은 집이라고 제 몸 웅크리지 않는다

나무는 나무의 길이 있고
꽃은 꽃의 길이 있으니
전세 기간이 끝나면 말없이 안녕이다

나무는 키가 커갈수록 더 많은 세입자를 받아들이는 걸로 제 역할을 하고, 꽃은 나무를 빛나게 하는 걸로 전셋값을 대신한다 나무가 자라는 만큼 꽃도 크기를 키운다면 큰 나무에는 큰 꽃만 살고 작은 나무에는 작은 꽃만 살겠지 진달래꽃이 주먹만 해지고 목련꽃이 수박만 해진다면 세상이 그만큼 환해질까 어두워질까

올봄에도 아파트 화단에 작은 진달래나무 한 그루 꽃을 피웠다
내년 봄에 진달래나무는 한 뼘쯤 키를 늘리겠고, 진달래꽃 세입자는 몇 명 더 늘겠다


돌아보는 마음

김치를 제대로 담그려면
배추의 숨부터 죽여야 한다

굵은 소금으로 뻣뻣한 기운 눌러주고
풀어진 숨구멍마다 소금기 배어들면
준비는 다 된 것이니

누구에게나 영광의 시절은 있었노라
읊조리며, 숨죽인 배춧잎에
붉은 양념을 버무리는 손길들

잘 익은 김치를 먹을 때마다
온순한 인간이 되고 싶었을까?

먹고 살겠다는 이유로
다른 생명의 숨부터 끊어놓고 보는
오랜 습속은 잠시 잊고
흐뭇한 미소부터 짓고 있었던 건 아닐까?

돌아보는 마음이 없으면
경배하는 자세는 모두 헛것일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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