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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89217020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DEPARTURE - 떠나는 맛
1장 프랑스
여행 중, 사과 한 알의 위안
카페가 있다면 어디에서든
나 홀로 파사주 브런치
마르셰, 달콤하고 그리운 냄새가 있는
한밤중 다툼 후엔 포도주
파리를 닮은 맛
2장 스페인
몸에 독이 차오를 때, 보케리아 홀릭
항해를 시작하는 맛
익숙한, 그러나 새로운
긴 밤을 즐기러 나가자
다섯 번의 식사와 시에스타
3장 체코
예민해도 괜찮아
자꾸만 생각나는 골목길 간식
보후밀 씨, 안녕하세요
글을 나누어 읽는 시간
4장 헝가리
씨씨가 사랑한 카페
여행으로 이끄는 노래
피클처럼 웃다
5장 오스트리아 / 슬로베니아
모차르트 거리의 프레첼
애플파이는 음악처럼
달을 닮은 케이크
6장 일본
먹다 죽는 오사카
손에 남은 온기를 쥐고
가지각색 나고야 모닝의 매력
나고야 메시 이야기
작은 열차는 사라졌어도
뱃놀이와 노래, 그리고
살고 싶은 마을 기치조지
시타마치에서, 따듯한 말 한 마디
7장 중국
왕푸징 야시장
잠깐 짜증이 나도 여행에서는
할머니의 사과 사탕
ARRIVAL - 여행의 선물, 돌아오는 맛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누구와 여행을 함께 가는가. 내 기준은 단순하다. 싸우고 화해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하루나 이틀의 짧은 여행이라면 싸우지 않고도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사흘이 넘어가고 일주일이 되어가는 여행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아무리 취향이 비슷해도 일행과 불만이 생기게 되어
있다. 뇌가 텔레파시로 이어져 있어도 그럴 터다.
처음 여행을 할 때에는, 일행에게 안 좋은 소리를 하는 것이 싫었다. 서운한 일이 생겨도 참았다. 내 쪽에서 좀 더 참고, 상대방에게 맞추어주면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참으며 여행했던 사람들 중, 연을 이어나가고 있는 사람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여행에서의 감정은, 여행지에서 정리하고 와야 했었다.
“… 술 한잔하러 나갈래”
(중략)
보들레르가 그랬었던가. 술과 인간은 끊임없이 싸우고, 끊임없이 화해하는 사이좋은 투사와 같다고. 진 쪽은 이긴 쪽을 포옹한다고 말이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도 그와 같을지도 모른다. 싸우고, 화해한다.
(1장 프랑스 ‘한밤중 다툼 후엔 포도주’)
미술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다. 누구든, 자기 자신의 상황을 투영해 그것을 소비한다. 그러니깐 에곤 실레의 초상화를 보고 있었던 때에, 나는 참고 견디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참지 않는 법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에곤 실레의 카페를 찾아가보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 카페에서조차 참을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나는 블랙맨과 함께 카페로 내려갔다. 그는 당연하다는 듯 내 맞은편에 앉았다. 커피를 주문했고, 나는 곧장 계산을 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블랙맨과 커피를 남겨두고 카페를 나왔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다.
(3장 체코 ‘예민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