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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89336684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감사의 말
책속에서
법률가는 죽어도 법이 되지 않고, 의사는 죽어도 의학이 되지 않지만, 생물학 교수와 화학 교수는 죽은 뒤 그 몸이 분해되어 생물학과 화학의 일부가 되고, 지질학의 일부인 미네랄이 되어 자신들이 연구하던 학문 속으로 널리 흩어진다. 수학자가 죽어서 통계가 되는 것만큼이나 확실한 사실이다. 우리 역사학자들도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 자신이 연구하던 대상이 되는 유일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모스 박사는 가족 이야기, 학교 이야기를 언제나 순서대로 꺼냈고, 언제나 두 주제의 분량을 맞췄다. 당시에는 웃긴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학과장이 내가 가르치는 주제나 학생들의 수준에 대해 묻지 않은 것, 그러니까 강의실의 물리적인 현황을 제외하고는 무엇도 묻지 않은 것에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예를 들어 프리도니아 홀 203호 강의실에서 라디에이터가 새고 파이프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고 말하면 모스 박사는 유지보수 요청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유능하다고 느꼈다.
현실은 이러했다. 내 아내는 심심해했고, 내 딸은 화가 나 있었다. 우리가 벽난로 주위에 모여 앉은 것은 맞지만, 벽난로에 온기가 전혀 없을 때가 가끔 있었다. 벽난로의 불도 우리 가족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산소가 부족하다는 것. 내가 차가운 재와 500달러 지폐 모양의 500피스 퍼즐을 옆에 두고 앉아서, 위대한 보호무역주의자 윌리엄 맥킨리의 옷깃 모양을 맞추려고 애쓰던 기억이 난다. 나는 우리가 정말로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퍼즐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깨달음을 전달할 능력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