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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89353087
· 쪽수 : 260쪽
책 소개
목차
사랑의 순례자, 아흐메드 알 카멜 왕자 024
무어인의 유산에 관한 전설 077
‘알함브라의 장미’와 시동의 사랑 110
퇴역군인 139
태수와 잘난 척쟁이 공증인 144
외팔이 태수와 아라비아 준마를 타고 온 병사 157
신중한 두 조각상의 전설 184
알함브라의 창건자, 아부 알라흐마르 218
알함브라의 완성자, 유세프 아불 하기그 231
그라나다를 떠나는 이의 작별 인사 240
옮긴이의 글 246
도판 목록 256
작가의 생애 257
책속에서
자정이 가까워져 사위가 조용해졌을 때 그녀는 다시 홀에 자리 잡고 앉았다. 멀리 알함브라의 감시탑에서 자정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분수는 다시 요동치면서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물을 뿜어 올려 무어 여인의 형상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녀는 젊고 아름다웠으며, 보석이 화려하게 달린 드레스를 입고 손에는 은색 류트를 들고 있었다. …… “사람의 딸이여.” 그녀가 말했다. “무엇이 너를 괴롭히느냐? 왜 너의 눈물은 분수에 걱정을 안겨주고 왜 너의 한숨과 비탄은 고요한 밤의 수호자를 어지럽히느냐?” “제가 우는 건 남자의 불성실함 때문이고 제가 한탄하는 건 쓸쓸히 버려진 제 신세 때문이지요.”
- ‘알함브라의 장미’와 시동의 사랑
산치카는 과감하게 가장자리로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았다. 모든 게 칠흑 같았고 깊이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을 것 같았다. …… 그러나 정적은 계속되지 않았다. 그 무시무시하게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깨어난 것 같았다. 구덩이 속에서는 차츰 벌집에서 붕붕대는 소리와 비슷한 웅얼거리는 소리가 올라왔다. …… 산치카가 본 것은 놀랍게도 산허리를 따라 나뭇잎이 무성한 길을 지나 쏟아져 내려오는 무어인 전사들의 긴 행렬이었다. 어떤 이는 창과 방패로 무장하고 어떤 이는 언월도와 전투 도끼로 무장한 채 달빛을 받아 번쩍이는 윤이 나는 흉갑을 입었다. 그들의 말은 의기양양하게 활보했고 재갈을 우적우적 씹어댔지만, 말발굽에 펠트를 씌운 것처럼 조그마한 소리밖에 나지 않았고 기수들은 죽은 사람들처럼 창백했다.
- 신중한 두 조각상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