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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창작.문장작법
· ISBN : 9791189356996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3-11-01
책 소개
목차
감사의 글
서문
1 글의 역습
2 물질로서의 언어
3 불안정성을 예측하기
4 극사실주의 시학을 향해
5 왜 전유인가?
6 오류 불가능한 과정: 글쓰기가 시각예술에서 배울 수 있는 것
7 『길 위에서』 타자 필사
8 새로운 비가독성 구문 분석하기
9 데이터 클라우드에 파일 배포하기
10 기록 목록과 주변적인 것
11 교실 속의 비창조적 글쓰기: 반(反)오리엔테이션
12 잠정적 언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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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작가 경력과 문학의 정전은 전통적 방식으로 형성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경력을 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문학작품은 오늘날 웹상에서 밈(meme)이 작동하는 방식과 같이 기능할 수도 있다. 단어, 사진, 하이퍼링크, 해시태그 등으로 이뤄진 밈은 삽시간에 퍼지고, 종종 서명도 없고 저자가 밝혀지지 않으며, 다음 물결에 밀려난다. 작가가 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저자성은 개념적 방법으로 사유될 것이다. 아마도 미래의 가장 뛰어난 저자는 가장 뛰어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시인 크리스천 북이 주장한 대로 미래의 시는 기계가 쓰고 다른 기계가 읽게 될 것이라 하더라도, 가까운 미래에는 누군가 몰래 그런 무인기(드론)를 발명할 것이다. 그래서 문학이 단지 코드로 축소된다고 해도, 실은 멋진 생각인데, 배후의 지성들이 가장 위대한 작가로 여겨질 것이다.
문예에 관한 전통적 개념이 주로 '독창성'과 '창조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디지털 환경은 기존의 언어와 나날이 늘어나는 엄청난 양의 언어를 '조작'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능력을 기르도록 만든다. 오늘날 작가는 글의 급증을 상대로 '도전하고' 주의를 끌기 위해 겨뤄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이런 현상을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이용해, 전통적 방식으로 만들어 낸 작품만큼이나 표현과 의미가 풍부한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
우리가 스크린 세계에서 그래픽, 소리, 움직임이라 여기는 것은 한낱 얇은 외피일 뿐이고, 그 아래에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언어가 존재한다. 내가 비행기에서 겪었듯 때로 외피에 구멍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러면 우리는 잠시나마 그 덮개 밑을 엿볼 기회를 얻어 디지털 세계 즉 이미지, 영화와 동영상, 소리, 글, 정보가 언어에 의해 작동함을 목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