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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480028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1-10-01
책 소개
목차
自序
서/7
1부 일본 제국주의여, 괴물이여/13
2부 짐승처럼 끌려갔습니다/27
3부 우린 사람이 아니었어/65
4부 기구한 삶은 계속되고/131
5부 증언하라, 기억하라/213
결/231
참고문헌/234
저자소개
책속에서
조그마한 방으로 황군들이
나를 떠밀었습니다.
내 방이었습니다.
아니,
황군들을 위안하라는
방이었습니다.
지옥이었습니다.
나에겐
장교들만 찾아왔습니다.
오래된 위안부들에겐
성병 걸릴 염려가 있으니까
이제 막 끌려온 나에겐
장교만 왔습니다.
나에게 온 첫 상대는
나이가 많은 장교였는데
내가 놀라 비명을 지르니
내 입을 털어 막고
팔을 꺾고
엄지손가락을 비틀어서 뼈가
툭, 튀어나왔습니다.
결국 나는 기진맥진하여
누워 있는데
늙은 황군은 맘대로
안 된다며
아직 어린아이인 나를
겁에 질려 벌벌 떠는 나를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찼습니다.
그럴 때마다
난 저쪽으로 나가떨어졌습니다.
울고불고
반항하고
소리치자
군화로 차고
주먹으로 내리치고
그러다 내 몸이 가벼워 날아가
구석에 처박혔는데
머리에서 피가 솟구쳤습니다.
황군은 멈추지 않고
군홧발로
주먹으로 내리쳤습니다.
그러다,
까무러치길 여러 번,
다음 날 아침이 되었는데도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일어나지도 못했습니다.
머리 상처엔 머리카락도
나지 않았습니다.
할머니가 된 지금도
허연 흉터가
분노로 남아있습니다.
그 늙은 황군은 세 번이나 연속으로 왔는데
하지는 못하고
내가 아랫도리에 피를 너무 많이 쏟으니까
다음부터는 안
왔습니다.
그 후
밤에 장교 몰래 찾아온
황군들이 독사처럼
내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열 명 스무 명이 넘는 황군들이
내 몸을 능욕하고 지나 간
밤이면,
아랫도리가 붓고 쓰라려
밤새 뜬눈으로 하얀 밤을
뒤척였습니다.
아빠라 부르라는 관리인이 찾아와
찢어진 내 아랫도리를 보고
자주색 약을 주더니
자주 아랫도리를 씻으라고 했습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황군이 성병에 걸리면 큰일 나니
나보다 더
신경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