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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깨어나 혼자

가만히 깨어나 혼자

정철훈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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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깨어나 혼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가만히 깨어나 혼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898588
· 쪽수 : 151쪽
· 출판일 : 2021-08-30

책 소개

b판시선 45권. 한국문학에‘국경 바깥’혹은‘접경 부근’이라는 디아스포라의 현장을 소환함으로써 남북분단, 경계 허물기, 국경 허물기 등을 주제로 한 정철훈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내적(혹은 내국(內國)) 디아스포라에 초점을 맞춘 서정의 진수를 보여준다.

목차

ㅣ시인의 말ㅣ 5

제1부


나무의 꿈 13
장갑 14
사마귀 15
공출 16
그곳과 이곳 18
개가 물어가는 뼈에게 고함 20
고양이와 나 23
사랑의 발명 24
지하철 환승역에서 26
말의 역류 28
숨 29
평전 30
추모 32
오늘의 타전 33
달과 전봇대와 나 36
가만히 깨어나 혼자 38

제2부

봄의 번역 43
감자 44
두 개의 사월 46
나, 김용균은 47
회복하는 인간 50
옆집 부근 52
원주 54
모호한 사진 56
시간이 터져버렸다 58
교양의 시작 60
7월 어느 날 62
다시 7월 어느 날 63
청색 대문 64
말더듬이와 사과 66
논술보다 묵상 68
소식 69

제3부

파 73
불편한 심리극 74
냄비는 따끔하다 76
반성의 멜로 78
무언의 항명 80
토마토의 은유 82
뿌리식물 84
두 번째 자연 86
멀리서 오는 점성 88
아욱을 이길 수 없다 90
망가진 우산 91
꿈꾸는 정온동물 92
가을 모기 94
낙엽 96
밤의 동굴 97
손잡이에 관한 사유 98
열쇠 100

제4부

남정현 선생의 웃음 103
손지가 내게 온다면 104
고향을 떠나올 때 106
뜨거운 피 108
청파 110
한밤의 미역국 112
떴다 114
낙지 117
화곡 120
겨울 코트를 벗으며 122
지상에 대한 마지막 경례 124
폭설 속에서 126
눈물에 웬 청어 냄새? 131

ㅣ시인의 산문ㅣ 다시 찾은 습작 노트 133

저자소개

정철훈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인. 러시아 외무성 외교아카데미 역사학 박사. 1997년 <창작과비평>에 「백야」 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살고 싶은 아침> <내 졸음에도 사랑은 떠도느냐> <개 같은 신념> <뻬쩨르부르그로 가는 마지막 열차> <빛나는 단도> <만주만리> <가만히 깨어나 혼자> <어떤 말이 공기에 스미면>, 장편소설 <인간의 악보> <카인의 정원> <소설 김알렉산드라> <모든 복은 소년에게>, 산문집 <소련은 살아있다> <옐찐과 21세기 러시아> <뒤집어져야 문학이다> <감각의 연금술> <문학아, 밖에 나가서 다시 얼어 오렴아>, 전기 <김알렉산드라 평전> <내가 만난 손창섭> <오빠 이상 누이 옥희> <백석을 찾아서>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 <북한 영화의 대부 정준채 평전> 등이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가만히 깨어나 혼자>

속초 사는 Y시인과 양평 사는 K시인을 가끔 떠올린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 사람의 생활에
끼어드는 것 같은 가끔이다

Y시인은 고향에 살고 있지만
가보면 고향 부근일 뿐
K시인은 양평에 살고 있지만
가보면 타향 부근일 뿐
실은 가본 적 없다

가본 적 없는 두 사람을 가끔 꺼내 읽는다
꺼내 읽을 때마다 베개를 끌어안고
내게 과분한 혼자가 있다
그럴 때면 차부에서 내려 편의점을 지나고
가로수 길을 걸어 귀가하는 그들의 등이 보인다

우리가 잔이나마 앞에 두고
한자리에 앉은 게 십 년은 더 되었다
누가 술을 따랐는지 기억에 없다
두 시인 사이에 끼어든다는 게
이렇게나 희미한 기억이다
희미해지면 다시 두 시인을 꺼내 읽는다

“양평 한번 내려와”
그 말을 여태 기억하고 있을까
속초도 양평도 두 시간 남짓인데
보고 싶지만 혼자가 좋다
두 시인도 혼자가 좋을 것이다
혼자 시를 짓다가 무너뜨리고
다시 시를 짓는 혼자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되었다

언젠가 서울을 떠나게 되면
발 하나는 속초를 향해
다른 하나는 양평을 향해 터벅터벅,
그러자면 나에게 여물을 넉넉히 줄 수밖에 없고
몸이 하나라는 사실이 정말 무섭다

새벽에 눈을 떠서
내가 이길 수 없는 것을 떠올리는 가끔,
아주 가끔이다


<멀리서 오는 점성>


오늘은 길을 걷다가
허공을 향해 눈을 부릅떠보았다
아주 먼 허공이 아니라
머리에서 한 뼘 위 허공
그러면 내 눈에 습기가 엉켜 드는 것이다

나는 습기가 아주 먼 곳에서 왔다는 것을 안다
내가 기다리는 건 어떤 점성일 게다
멀리서 오는 점성
어제는 친구와 술을 마시며
왜 한 번도 길을 잃어버린 적이 없냐는
말을 들었다 통렬함이 없다는 말도 들었다

그건 좀체 자세를 흩뜨리지 않는
내 소시민적 기질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나에겐 울부짖음이 없고 남루가 없고
방황이 없고 상실이 없고 비에 젖은
무의식의 비애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건 모두 눈물과 관련되어 있다
내가 기다리는 건 멀리서 오는 점성이고
남들은 그런 나의 기다림을 모른다
그럴지도 모른다


<고향을 떠나올 때>


오래전 아버지가 있었다
광주 계림동 마당 너른 집 툇마루의 기둥을 붙들고 드잡이하던 아버지가 있었다
이렇게 살 바에야 죽는 게 낫겠다며 분통을 터뜨리던 아버지와 아버지의 허리춤을 붙들고 울던 어머니와 야, 야, 이러면 못 쓴다, 아버지의 등을 토닥이던 할머니와 그 연극무대를 토방에서 올려다보던 아이가 있었다

기둥이 뽑히고 지붕이 내려앉을 것 같던 그때
아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희번덕거리던 눈동자의 살기가 거짓말처럼 삭아들던 아버지가 있었다

임종 사흘 전 아버지에게 물었더니
그런 일이 다 있었더냐
빙그레 웃던 아버지가 있었다

“전쟁 직후 내가 월북한 셋째 형의 자격증으로 유치원에 들어가지 않았겠냐
그러다 차차 자격증을 땄지만 형사놈이 그걸 꼬투리로 매달 월급봉투를 가로채 갔지
내 이름으로 살고 싶어 상경을 했단다”

그때 그 아이가 멀뚱멀뚱 천장만 바라보던 아버지 곁을 지킬 때
이제 마음 편히 한번 가볼까, 하고 기저귀를 찬 채
고향으로 돌아가던 아버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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