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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들장미

릴리와 들장미

정철훈 (지은이)
비(도서출판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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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들장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릴리와 들장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986142
· 쪽수 : 142쪽
· 출판일 : 2023-10-30

책 소개

이방(異邦)과 교감하는 디아스포라의 시인 정철훈의 신작 시집 <릴리와 들장미>(도서출판 b)가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중국 동북 지역과 러시아 연해주 등 북방 국경지대를 떠도는 이민자들의 애환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혼혈의 사촌누이 릴리가 살고 있는 중앙아시아의 이국적 풍경을 우리 시로 주체화하려는 고투가 아로새겨져 있다.

목차

ㅣ시인의 말ㅣ 5

제1부 떠도는 말
떠도는 말 13
우수리스크역에서 16
몰락의 환희 18
재와 화염 20
수족관 앞에서 21
유년의 집 22
흐느낌의 방위 24
식당칸에서 25
신문 열람실 26
불완전한 신 28
콧잔등을 씰룩 30
고드름의 질문 32
물과 수증기로 만들어진 사람 33

제2부 실개천은 잠시 빛나는 얼굴을 보여주고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집 37
실개천은 잠시 빛나는 얼굴을 보여주고 38
저만치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기척이 40
왜 왔냐고 묻는다면 42
폐허의 꽃 44
손가락을 자른 마을에 와서 46
하산 풍경 47
태양의 그림자 48
노인과 지팡이 49
부서진 육체 50
밥보다 신발 52
변신 54
고장 난 시계 55
밀사의 심정이 되어 56
차창에 기대어 안부를 58

제3부 이민자의 생선국
나목은 알고 있다 63
이민자의 생선국 64
집시 여인의 보따리와 속물들 66
싸구려 여관에서 68
막막함의 획득 70
시베리아 이민사를 듣는 밤 72
욕조의 노래 74
아무르강 검은 눈동자 76
몸속의 돌 78
사진과 병사 80
빈 호주머니의 사랑 노래 83

제4부 릴리와 들장미
피오네르의 집 87
릴리와 들장미 88
휘파람새의 노래 90
아홉 개의 피가 섞인 시 92
시간의 뼈를 찍는 뢴트겐 94
알마티의 아이들 96
바지 주름을 잡으며 98
태양의 독경 100
초원의 길 102
횡단에 대하여 104
파란 눈의 매제 알레그 106
건널목지기 베리크 씨 108
무슬림 마을 아쉽사이를 지나며 111
내 말 좀 들어봐요 112
화단에 쪼그리고 앉아 114
릴리의 사랑 117
가방을 꾸리며 118
너덜거리는 말의 망토를 걸치고 119

ㅣ해설ㅣ 유성호 121

저자소개

정철훈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인. 러시아 외무성 외교아카데미 역사학 박사. 1997년 <창작과비평>에 「백야」 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살고 싶은 아침> <내 졸음에도 사랑은 떠도느냐> <개 같은 신념> <뻬쩨르부르그로 가는 마지막 열차> <빛나는 단도> <만주만리> <가만히 깨어나 혼자> <어떤 말이 공기에 스미면>, 장편소설 <인간의 악보> <카인의 정원> <소설 김알렉산드라> <모든 복은 소년에게>, 산문집 <소련은 살아있다> <옐찐과 21세기 러시아> <뒤집어져야 문학이다> <감각의 연금술> <문학아, 밖에 나가서 다시 얼어 오렴아>, 전기 <김알렉산드라 평전> <내가 만난 손창섭> <오빠 이상 누이 옥희> <백석을 찾아서>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 <북한 영화의 대부 정준채 평전> 등이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실개천은 잠시 빛나는 얼굴을 보여주고>

한인 최초의 이주민 촌락 지신허로 들어가는 뚝방길
중국어로 계심하鷄心河로 쓰고 티진헤로 읽는 곳
사설 경비실이 들어서 있고 목줄에 매인 개가 날뛰며 짖었다
개 짖는 소리를 듣고 경비실에서 나온
더벅머리 러시아인이 사냥총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여긴 개인 소유의 땅이니 어서 돌아가시오
언제부터 그리됐습니까?
일 년 정도 됐소
가끔 관광객들이 찾아오지 않소?
오긴 오지요마는 땅 주인이 절대 출입시키지 말라 했시다

더벅머리는 손사래를 치고
하천에서 물을 길어다 먹는지 플라스틱 물통에
바가지가 떠 있었다
개 짖는 소리에 묻히는 한인 이주사
이젠 지신허도 밟지 못하는 땅이 되었다

경비실 너머 억새밭 아래 실개천
그 물을 먹고 자라난 나무와 풀꽃 하나하나에
신이 깃들어 있는데 더는 가지 못하는 지신허 들판에서
잠시 빛나는 얼굴을 보여준 실개천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서며
정처 없는 발길을 돌릴 때
개 짖는 소리가 등짝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이민자의 생선국>

날은 저물고 진눈깨비가 털모자에
쌀알처럼 떨어지는 날은
어서 폴란드 이민자의 민박으로 가자
가서 폴란드식 생선국을 마시자

주인집 노파의 눈동자에 전쟁 때 죽은
아들의 사진이 비치고 페치카 장작이 액자의 유리에서 불탈 때
아들이 좋아했다는 생선국은 뼈가 녹아서 하나도 없다
아들이 녹아 있는 생선국

아무도 기다리지 않은 밤은 오고
노파는 아들의 전사 통지서를 보여주며
내가 죽은 아들을 닮았다고 했다
나는 한 그릇을 더 청해 먹으며 밤새
노파의 아들이 되어주었다
생선국을 세 그릇이나 비우며 트림을 하면서

죽음은 어디에나 있고
그렇게 되지 않았어야 할 일들은
반드시 그렇게 되고


<릴리와 들장미>
알마티 시립공동묘지 입구에서
조화를 사 들고 오솔길을 걸어갔다
그 방향이 내가 사는 세상에서 가장 먼 곳이었다
울타리에 둘러싸인 묘지에 나무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어머니는 여기 가족 묘지에 묻혔어”
릴리는 무덤 주위에 들장미를 심었다
국경 너머에 들장미가 핀다면
그게 모두 릴리가 심은 들장미 같았다
풀을 헤치고 묘역 안으로 들어섰을 때 묘비에 새겨진
릴리의 외조부와 외조모의 이름을 처음 보았다
그들에게는 육십 년 전 남한 출신의 망명자에게
시집간 딸을 흙에 묻힌 채 돌려받은 것이었다
릴리는 어머니에 대한 모든 것을 떠올리려는 듯
걸레에 물에 적셔 묵묵히 묘비를 닦았다
들장미는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지만
딸이 흙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꽃을 피운 것 같았다
한 사람이 더 들어갈 수 있는 가장자리에도
들장미가 심겨 있었다
나는 릴리에게 장미 한 송이 주지 못했지만
그 자리에 들어가 묻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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