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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121538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4-06-22
목차
책머리에 5
1부 한 발자욱씩 경계를 넘어서
오줌싸개 12
연날리기 16
아사이찌 19
나를 끄집어낸 아코디언 22
한 마디 훈수 26
담임 선생님의 안목 33
‘란제리’ 에피소드 38
더 좋은 일로 채워지리라 42
실험실 49
풍선처럼 오르리라 52
내 속에 갇힌 나 58
졸업 20주년 성년회 61
죽음의 문턱에서 66
가짜 포병 장교의 지하 터널 건설 작전 71
잃어버린 작전지도 76
숨은 분노 80
2부 절벽에서 잡은 밧줄
“달력 고맙습니다” 86
내 고향 친구 ‘선태’ 90
광석 라디오로 듣는 아버지의 이야기 95
세 아버지 99
어려운 대답 103
마음에도 없는 말 107
큰 소리로 외치고 싶다 110
지게를 진 할머니 113
노란 밥 116
사랑하는 어머님께 118
막걸리 한 잔 123
엄마의 믿음 앞에서 126
흰 가루 한 줌 131
양말 한 짝 134
가슴에 박힌 네온 스파클러* 138
곱게 접은 편지 142
아내의 미소 147
3부 살 수만 있다면 어디든 가다
무작정 삶 150
눈이 부시게 푸르던 날 156
부동액 161
유료 차선을 타면서 165
8부 능선을 따라가라 170
숨어 있는 귀인 174
악센트 있는 삶 180
감사는 반감되고 기대는 배가 되다 183
토끼 용궁 다녀온 날 189
‘고깃덩어리’ 193
뜨레스 디아스 197
너도 마감일이 있냐 201
봉이 김선달 204
이용주 교수님 추모사 207
확인 코드 209
4부 세상 속에서 길을 찾다
남한산성 212
라스베이거스의 추억 215
나의 삼모작 220
슬픈 눈의 바다거북이 223
파도 속에서 스노클링 229
뱅골보리수 235
스펑나무 뿌리 239
뒤틀어진 몸통 245
셔먼 장군 나무를 바라보며 249
‘푸라 비다’, 코스타리카 253
5분간 261
정글의 미아 264
풍요로운 삶 270
어느 가을날, 누드 비치에서 274
저자소개
책속에서
■ 책머리에 중에서
‘내가 붙들고 씨름한 한줄의 글이 어느 한 사람의 마음을 다독거리고 위로해 줄 수 있다면, 나는 헛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구를 생각하며, 13년 만에 팔순을 바라보며 내 부끄러움을 세상 앞에 드러냅니다.
한 걸음씩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었습니다. 그때마다 함께하여 주신 하나님의 손길에 감사하며 쓰러졌다가도 일어났습니다. 이 생생한 삶의 이야기가, ‘그래! 나도 다시 한 번 해 보자’하며 독자들에게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 미국이라는 곳은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젊음이 주는 기대와 열정과 꿈은 조금씩 그리로 향하고 있었던가 싶다. 대학에 다니면서 이 집, 저 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시간을 쪼개어 전공과 관계없는 영어 회화 공부를 틈틈이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것저것 추가 서류를 제출하다 보니 생각보다 빨리 일 년여 만에 약사로서 이민 허가를 받았다. 장남으로 어린 동생 넷과 홀어머니를 남기고 떠난다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아내와 세 살 먹은 아들 녀석을 데리고 머나먼 이국땅에서 살아갈 걱정보다도 남아 있는 식구들의 삶이 더욱 마음 쓰였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혼자서 동생 넷을 뒷바라지하며 살아왔다.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만,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군 복무도 마쳤다. 2년여 제약회사에 근무했다. 준비된 자본금은 없었지만, 이런저런 도움으로 동숭동에 자그마한 약국을 개업했다. 2년여 동안 열심히 한 덕분에 고객이 늘어나면서 빚도 조금씩 갚으며 자리를 잡아갔다.
엄마도 동생도 이제는 우리도 잘살 수 있다고 든든하게 느끼기 시작할 때였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중퇴하며 오빠가 잘되기만을 기다렸던 동생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식구들을 나 몰라라 하며 이민을 결심했으니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다.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아픔이라고 자신을 도닥거려봤지만, 무거운 마음을 어찌하겠는가.
가진 것 모두를 정리하여 어머니께 드리고 당시 허용된 한 사람당 600불, 3식구 총 1,800불의 달러를 환불받았다. 그리고 보증되지 않은 ‘성공’이라는 ‘백지 수표’ 한 장을 가슴에 품었다. 어머니와 동생들에게 반드시 성공하여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이민 길에 올랐다.
- [무작정 삶]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