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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0187053
· 쪽수 : 272쪽
책 소개
책속에서
흑백이기 때문일까? 그것만이 아니다. 자세한 부분의 질감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질감이라는 말은 조금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상태라고 할까, 음영의 느낌이 어딘가 다르다.
혹시 옛날에 암실에서 현상한 사진이 아닐까?
"마시모, 빨리 안 하고 뭐 해?"
2학년이 야단치듯 말해서 요타로는 황급히 사진을 상자에 넣었다.
"왜 이렇게 꾸물거려? 언제 다 끝내려고?"
"죄송해요. 이 상자는 뭐랄까, 다른 상자와 조금 달라서요……."
그렇게 대답하자 2학년 부부장이 일어서서 가까이 다가왔다.
"다른 상자와 다르다고? 무슨 말이야?"
"사진이 잔뜩 들어 있는데, 암실이 있었던 시절의 작품 같아요."
"암실이 있었던 시절의 작품이라고?"
부부장이 상자를 들여다보더니 사진 한 장을 빼내들었다.
요타로는 옛날부터 필름 사진에 관심이 있었다. 아버지 방의 책장에 오래된 필름 카메라가 놓여 있었는데,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지만 기계처럼 투박한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사진을 시작한 계기가 아닐까?
그가 사진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자 아버지는 중학교 입학 선물로 소형 일안 리플렉스 디지털카메라를 사주었다. 필름 카메라를 동경했지만 아버지는 지금부터 사진을 시작한다면 최신식 카메라가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타로는 옛날부터 필름 사진에 관심이 있었다. 아버지 방의 책장에 오래된 필름 카메라가 놓여 있었는데,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지만 기계처럼 투박한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사진을 시작한 계기가 아닐까?
그가 사진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자 아버지는 중학교 입학 선물로 소형 일안 리플렉스 디지털카메라를 사주었다. 필름 카메라를 동경했지만 아버지는 지금부터 사진을 시작한다면 최신식 카메라가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이치는 하얀 종이를 현상액 통에 넣었다. 즉시 들고 있던 타이머를 누르고, 인화지 집게를 이용해 천천히 흔들었다.
통 주변에는 암등의 빛이 거의 닿지 않아서, 안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시선을 고정하고 있자 하얀 종이의 여기저기가 점점 검어지는 것이 보였다.
잠시 후 상이 떠올랐다. 그것이 가위를 든 손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요타로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기묘한 감각이다. 자신이 모르는 미지의 물건이 떠오르는 것 같아서 형용할 수 없는 흥분이 솟구쳤다.
타이머가 울리자 고이치는 인화지 집게로 인화지를 집고, 현상액에서 들어 올려 옆의 정지액에 넣었다. 정지액용 집게로 바꿔들고 다시 흔든 다음에 정착액으로 옮기고, 정착액용 집게로 바꿔들고 다시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