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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야마모토 후미오 (지은이), 김현화 (옮긴이)
직선과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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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바닐라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0187367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3-06-11

책 소개

『자전하며 공전한다』의 저자 ‘야마모토 후미오’의 단편소설집.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쓴 단편소설을 암 투병기 중에 끝내 마무리한, 아리고 애절하고 매력적인 여섯 개의 소설을 모아 마지막으로 출간.

목차

바닐라
난 괜찮아
과자 동산
사랑의 바욜린
20×20
아이 아줌마

저자소개

야마모토 후미오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2년 가나가와현에서 출생, 회사원 생활을 거쳐 작가로 데뷔한다. 1999년 『연애중독』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2001년 『플라나리아』로 나오키상을 수상한다. 『플라나리아』는 심사위원들에게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은 단편소설집으로 그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2020년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자전하며 공전한다』로 제16회 중앙공론 문예상과 제27회 시마세 연애문학상을 수상하고, 2021년 서점대상 후보작에 오른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플라나리아』, 『자전하며 공전한다』, 『바닐라』, 『연애중독』, 『블루 혹은 블루』, 『러브 홀릭』, 『내 나이 서른하나』, 『절대 울지 않아』, 『잠자는 라푼젤』, 『슈거리스 러브』, 『여자, 길을 걷다』, 『울게 될 거야』, 『너에게는 돌아갈집이 있다』, 『블랙 티』, 『지혼식』, 『결혼하고 싶어』, 『아카펠라』 등이 있다. 그리고 2021년 암으로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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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화 (옮긴이)    정보 더보기
번역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번역예술가. ‘번역에는 제한된 틀이 존재하지만, 틀 안의 자유도 엄연한 자유이며 그 자유를 표현하는 것이 번역’이라는 신념으로 일본어를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역서로는 아키요시 리카코의 《작열》, 시즈쿠이 슈스케의 《악어의 눈물》, 가쿠타 미쓰요의 《무심하게 산다》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야마모토 후미오의 《자전하며 공전한다》 《바닐라》 《무인도의 두 사람》, 마스다 미리의 《코하루 일기》, 무레 요코의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모리사와 아키오의 《실연버스는 수수께끼》, 무라야마 사키의 《백화의 마법》과 《천공의 미라클 1, 2》를 비롯하여 《선은 나를 그린다》 《톱 나이프》 《가마쿠라 역에서 걸어서 8분, 빈방 있습니다》 《1961 도쿄 하우스》를 포함한 8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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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생활이 갑자기 하얘졌다. 나는 지금 흰 와이셔츠를 입고 흰 사무실에서 매일 일하고 있다. 청바지에 파랑 앞치마를 걸치고 일하면 납세는 영원히 청색신고(납세자가 세액을 결정하여 신고·납세하는 것으로, 한국의 녹색신고제도와 유사)를 해야 했을 텐데, 예기치 않게 화이트칼라가 되었다. 더구나 하얀 연인까지 있다. 인생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나의 하얀 연인은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하얗다. 마루노우치에서 일하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히나 인형처럼 화장을 하얗게 하지만, 그녀는 목덜미에서 위팔 안쪽까지 바닐라 아이스크림처럼 하얗다. 본인은 통통해 보여서 콤플렉스라고 했지만, 어딜 봐도 그녀는 통통하지 않다. 오히려 가슴이나 허리 부근은 살이 좀 더 붙는 편이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가늘다.


그건 그렇고 시어머니가 와 있는 날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야근을 한다. 시어머니가 낙담할 얼굴이 떠오르지만 하는 수 없다. 남편이 자신의 어머니와 얼굴을 마주하기 껄끄러워하는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니다.


쿠루미의 맨발은 하얗고 보드랍다. 허벅지와 종아리는 살이 찌는지 신경 쓰는 모양이지만, 오히려 딱 적당하게 탄력이 있어서 긴 무릎 아래의 라인에서 이어지는 발목이 잘록해 보여,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남성을 꼬이게 하는 다리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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