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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313322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0-05-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동거에는 실패가 없다
첫 번째 괄호. 내가 다시 동거를 하면 성을 갈지
첫 번째 싸움은 한집에 두 권 있는《비행운》으로부터
같이 살고 싶은데 너네 집 가서 전 부치긴 싫어
함께 살아도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같이 살고 싶으면 여행 먼저 해보라기에
내 삶의 범위를 -100에서+100으로 넓히기
언젠가 괜찮은 산책로
집안일 잘 하는 남자라고 페미니스트인 건 아니니까요
내가 다시 동거를 하면 성을 갈지
같이 사는 건 둘이어도, 스물이어도 힘든 거야
두 번째 괄호. 기혼 ( ), 미혼 ( ), 어째서 다른 빈칸은 없죠?
다시 동거를 하면 성을 간다더니
우리 사이가 좋은 건 내 통장 네 통장이 따로 있어서야
기혼 ( ), 미혼 ( ) 어째서 다른 빈칸은 없죠?
추석 선물 세트 팝니다, 임신, 출산, 결혼이 한 번에!
아, 나 빼고 다 결혼했네
이혼해도 함께 살 수 있던데
가끔은 혼자 있고 싶어 미칠 것 같아
제발 서프라이즈 이벤트 좀 그만해
그 사람과 살면 그 사람이 묻어요
세 번째 괄호. 날 만나지 않았더라면, 넌 더 잘 살았을까
신혼부부 사기단
한 사람을 사랑하면 전 세계가 내게 온다기에
오랜 여행을 하다 보니 알게 되었네, 내가 좋은 애인이 아니라는 걸
애인 어머니와 함께 한 1박 2일
나는 자연인이 되기 싫다
어머니는 말하셨지, 사업만큼은 같이 하지 말아라
우리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니까
날 만나지 않았더라면 넌 더 잘 살았을까
네 번째 괄호.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동거한다고 말하는 날이 오면
여기도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여자 둘이 산다는 걸 적에게 알리지 말라
섹스를 안 해본 건 아닌데 처음이긴 처음이야
당연하지 않은 일이 당연해지려면
호모 콘수무수와 살기
선택할 수 있는 사치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Ver1.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Ver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고, 그러한 질문을 계속하면서 나는 내가 동거를 어떻게 대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내게 동거란 애인과 함께 하고 싶은 완성된 상태다. 결혼을 위한 계단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대안도 아니다. 그는 ‘함께 있고 싶으니까 같이 산다’라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언젠가 제도 안으로 들어가기를 바랐다.
- 첫 번째 싸움은 한 집에 두 권 있는 《비행운》으로부터
한국 사회에서 결혼은 사랑하는 두 사람의 합일에서 그치지 않는다.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약속까지 포함한다. 결혼 당사자들이 인생에 중대한 결정(휴직, 퇴직, 이민 등)을 내릴 때에 양가에 허락을 받는 문화는 또 어떠한가. 명절마다 일어나는 수많은 분란에 대해 여기서는 침묵하도록 하자. 그것이 옳다, 그르다 혹은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건 지금 내 몫이 아니다. 다만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결혼은 ‘함께 있겠다’라는 약속보다 더 큰 무엇이라고. 상대와 하는 포옹이라기보다는 사회와 하는 악수에 가깝다고. 나는 아직 제도권 속으로 몸을 던져 사회와 악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었다. 그렇다. 같이 살고 싶은데 추석에 그의 집에 가서 앞치마를 두르고 전을 부칠 자신은 없었다는 말이다. B급 며느리를 자처하며 전장으로 나가기엔 전투력도 없었다. 내 삶의 결정에 훈수를 두는 이들은 내 가족으로 충분했다. 함께 있고 싶다는 단순한 소망을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이루는 것은 함께 있기였다. 그냥 함께 있기.
- 같이 살고 싶은데 너네 집 가서 전 부치긴 싫어
한 공간에 함께 있고 싶지만, 혼자 있고 싶은 순간도 많다. 고독해 지고 싶을 때. 시를 쓰고 싶을 때. 다른 이유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데 상대에게 보이기 싫을 때. 머리를 질끈 묶고 렌즈 빼고 팬티 바람으로 있고 싶을 때. 제모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기 싫을 때. 그날 하루 방탕하고 한심하게 보내고 싶을 때. 이유 없이 그냥 혼자 있고 싶을 때. 버지니아 울프의 말마따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 함께 살아도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