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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390347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4-05-16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치유 글쓰기 프로그램 <마더 스토리> 안내자의 말
- 여성은 엄마로 먼저 살고 나중에 딸로 산다
경은의 마더 ‘죽지 않는 함명호 씨’
프롤로그 – 모두가 나다
에필로그 – 이제 정말 엄마 없이, 이제 진짜 엄마랑 같이
혜진의 마더 ‘진주 반지를 낀 엄마’
프롤로그 – 엄마를 몰라, 나를 몰라 깜짝 놀랐다
에필로그 – 사랑합니다, 엄마
미영의 마더 ‘우리 엄마는 부재중’
프롤로그 – 물어도 대답 없는 엄마 이야기
에필로그 – 내 화딱지‘였던’ 엄마
만옥의 마더 ‘닮고 싶지 않았지만 끝끝내 닮아버린’
프롤로그 – 엄마를 만나러 가는 날
에필로그 – 엄마와 나는 하나다
이프북스의 추천사 “저자에게 그리고 독자에게…”
책속에서
추천의 말
1년 이상 저자들의 엄마 이야기를 듣고 보고 또 보았다. 이제 그리움도 시들해졌다고 믿었는데, 14년 전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툭 튀어나올 때가 많았다. 내 의지와 관계없이 새 록새록 다시 들춰지는 엄마에 대한 기억이 가슴 아플 때도 있었고, 나도 모르게 실실 미소가 새어나올 정도로 반갑고 유쾌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살아 계실 때 하지 못했던 화해와 이해는 엄마가 돌아가신 시점부터 너무 황당할 정도로 자연스레 이뤄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한 여자로의 엄마 인생이 얼마나 악착같을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 악착스레 사 느라 자연스레 놓쳤던 것들을 나는 칼자루처럼 쥐고 엄마를 겨냥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진실마저도.
아, 딸은 정말 무섭다. 엄마를 너무 잘 알고 엄마에게 밀착되어 있고 또 엄마를 계속 바라보고 있다. 마냥 늘 항상 훌륭할 수 없는 엄마가 되고 보니 딸이었던 나는 내가 얼마 나 냉혹하게 엄마를 재단했는지 알 것 같다. 이렇게 나는 이 필자들의 이야기를 읽기만 했는데도 딸인 나의 엄마에 대한 시선, 엄마가 가졌을지도 모를 약간의 수치심들, 자식들에게 받고 싶었을 인정들이 갑자기 보였다.
여자들에게 엄마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내면의 지하 세계에 다녀오는 일과 다르지 않다. 사실 그 정도 용기를 가지고 직면해야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성찰의 건더기 를 가져올 수 있다. 어설프게 덤볐다간 관계도 망치고 나의 정신세계도 결국은 엉망이 될 ‘판도라의 상자’ 같은 것이다.
이제 이 생존자들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또 다른 울림이 되길 바란다. 딸들이 쓴 엄마 이야기지만 결국 화자는 딸인 것처럼, 이 책에서 무엇을 읽고 느끼든 그것은 이제 독자 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 이야기를 기다려 본다.
우리가 8주 동안 글쓰기 한 주제는 ‘우리 엄마는 이런 사람입니다’ ‘엄마의 물건’ ‘사진으로 본 엄마’ ‘엄마 인터뷰하기’ ‘엄마에게 부치지 않을 편지 쓰기’ ‘엄마에게 답장받기’ ‘내가 엄 마가 되어 쓰는 편지’입니다. 물론 각자 쓰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 든 자유롭게 쓰면 되었습니다.
이렇게 쓰다 보니 엄마 이야기를 하자고 했는데, 자꾸 내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엄마를 주인공으로 세워볼까했지만, 엄마와 내가 공동 주연을 맡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동일시되 어있는 딸들의 한계일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여성은 관계지향적이기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기도 하며, 이게 바로 여성의 말하기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글쓰기 방식이 아니었다면 이토록 진솔하고 뜨거운 글이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여기 네 명의 저자들은 죽음과 재생, 부활의 과정에 뛰어든 용감한 영웅들입니다. 우리는 이제 갓 ‘나 됨’을 회복하기 위한 통과의례를 거쳤을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에게 바치는 사랑의 송가를 쓰려했으나 결국 부인했던 미움과 원망을 봐야 했습니다.
- ‘여는 글, 치유 글쓰기 프로그램 <마더 스토리> 안내자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