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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성차별/성폭력문제
· ISBN : 9791190413565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3-03-16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 견고한 편견에 균열을 내고 싶습니다
1장 당신은 어디에 서 있나요?
마음에 든 멍을 볼 수 있다면
―성적 자기결정권
남편 해장국 끓여 주는 매 맞는 아내
―행위자 관점, 피해자 관점
강도에게 선물을 준 건가요?
―가해자 중심주의
‘나란히’ 앉으면 ‘다정한’가요?
―성인지 감수성
2장 우리의 편견이 그들의 고통을 완성한다
핑크색보다 검은 머리칼이 더 진실한가요?
―피해자다움
몸에만 골격이 있는 게 아니다
―트라우마
모래 위 성이라도 지키고 싶어
―강요된 적응
201개, 305개 ……
―학대순응증후군
상냥해도 너무도 상냥한
―피해자의 취약성1
법관이 강제한 연애 관계
―피해자의 취약성2
“밥은 먹었는지…… 그리고 미안해요”
―양가감정
“젊은 남자가 뭐가 아쉬워서”
―2차 가해
사랑이 흉기가 될 때
―데이트 폭력
3장 누군가 걸어가면 길이 된다
존엄을 지키는 두 갈래길
―피해자 변론, 가해자 변론
열두 살 소녀와 헤어질 시간
―어떤 성폭력1
한겨울 강남 모텔 찾기 대작전
―어떤 성폭력2
두 발로 찾아낸 진실
―A대 교수 성폭력 사건
제때 도착하지 못한 사과
―의대생 성추행 사건
더 사랑하기에 더 많이 포기하는
―프랑스 엄마의 딸 찾기
또 하나의 고통, 또 다른 피해자
―가해자의 가족
4장 마음의 문이 열려야 진실의 문이 열린다
증거가 제 힘을 발휘하려면
―수사관님들께1
‘존중과 공감’이라는 수사기법
―수사관님들께2
깔때기 아래 쌓이는 진실들
―수사관님들께3
눈물을 저울에 올려야 한다면
―검사님, 판사들님께1
치유와 회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검사님, 판사님들께2
골을 넣으려면 축구화가 필요합니다
―검사님, 판사님들께3
나오는 말 | 그녀에게 보내는 편지
고마운 분들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피해는 ‘피해’가 아닌 ‘가해’다. 성폭력 피해자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다. 가해자를 향해야 할 비난은 구부러진 화살 마냥 피해자를 향한다. 가해자가 유죄판결을 받았거나 말았거나 아랑곳하지 않은 채 피해자가 가해자다. 성폭력 증거가 없으면 피해자는 ‘명확한 가해자’가 되고, 성폭력 증거가 명백하면 ‘합의도 해주지 않는 야박한 가해자’가 된다. 가해자가 자살하면 피해자는 ‘살인녀’가 되고, 가해자가 이혼하면 ‘가정파탄범’이 되고, 가해자가 파면되면 ‘잘나가는 직장상사 모가지 자른 사람’이 된다. 지독한 편견이다. 이 견고한 편견에 균열을 내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쓴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죽지 못해 겨우 살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살면서 언뜻언뜻 힘들었던 기억으로 주춤하는 나날들이 있다.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듯이 피해자들도 그러할 뿐이다.어느 순간부터 나는 성폭력 피해를‘영혼의 살인’이라고 부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살인은 존재를 없애 버리는 것이다.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해서 피해자의 보통의 삶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단지 그 삶을 유지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할 뿐이다.
폭력에 관한 강의를 할 때, 청중에게 폭력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물어보곤 한다. 대부분은 ‘때리는 것, 욕하는 것, 집어던지는 것’이라고 답한다. 이런 말들의 공통점은 어떤 ‘행위’라는 것이다. 행위에 초점을 두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그 행위가 나온 동기에 따라 어떤 사안은 폭력으로
보지 않게 된다. 행위자의 해명에 공감하면서 ‘폭력’의 딱지를 떼어준다. … 폭력이 무엇인지 물어봤을 때 ‘너무 무서워서 눈앞이 캄캄한 것, 너무 겁이 나서 말문이 막혀 버리는 것, 너무 떨려서 심장이 쪼그라들 것 같은 것’이라고 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피해자 입장’에서 느끼는 폭력이다. 우리가 피해자 관점에 서지 않으면 제대로 공감하기 어려운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