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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422710
· 쪽수 : 412쪽
· 출판일 : 2021-06-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_ 나는 언제나 폼나게 빈둥거리고 싶었다.
봄, 마른 낙엽을 밀어내는 원추리 새순
봄이 오니 마당의 짐승들도 바빠지네
히말라야 당나귀’ 한 마리를 키울 것이다
오두막 지붕에 올라 고광나무꽃 향기에 취하다
로렌스의 뱀과 나의 척사툇골도
장닭을 잃었건만, 내가 할 일은 없었다
올해에도 논에 물을 대신 앵두할아버지
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마을까지 엄습한 종자전쟁
‘길’에 관한 다섯 개 허튼소리
여름, 개울에 빠진 거위
버려진 것들의 생명력
내 등판은 거위 놀이터다
이젠 사람이 아니라 거위를 섬길 때다
쥐와 싸우면 못 이긴다
정자 기둥을 잘라 평상을 만들다
철근이와 구리
오두막 한 채는 내 오래된 꿈이었다
깻잎이 자야 한다
배나무 지팡이
감히 파리채로 뱀을 기절시키려 들다니
버들치가 사라지니 웅덩이도 죽었다
사라진 물까치, 녹고 있는 빙하
오남매 숯가마 이야기
가을, 밤송이 속에 파고드는 달빛
초가을 텅 빈 산길 30리
뽕잎 따는 날
저수지 옆, 숲에서 만난 소년
가래나무 아래에서 ‘생명평화’를 생각하다
가래나무 내 친구
가래알을 씻어 말리면서
시드는 풀을 바라보며 배운다
달밤에 말벌집을 떼내다
땔감을 마련했으니, 겨울이여 어서 오시라
빼빼의 일생
뱀을 만나야 한다
겨울, 적설에 부러지는 귀룽나무 가지
시골에 뿌리내리는 법
산촌의 겨울
제복(祭服)과 땔감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 일들을 묵살하기
거위와 같이 사는 이유
흰둥이’의 짧고도 고독했던 일생
산촌의 겨울 고라니
겨울밤, 우리 봉단이
세밑의 들기름 한 병
봄을 기다렸던 나의 이웃, 박나비
봄이 오면 접시꽃을 심어야 한다
나가는 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산촌에 들어와서 내 안에서 솟아나오려는 것을 살펴보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이 뭣인지 잘 모르지만 그것을 살아보려고 했다. 내가 나라고 말할 수 없는 일들은 극구 피하려고 했고, 그런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은 폼나게 잘 빈둥거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행복하기 위해서 빈둥거리는 게 아니라 폼나게 빈둥거리니까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아는 데에 참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너무나도 유명한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어떤 사물에 이름을 짓는 순간 그 사물은 이름이 없을 때와는 다르게 이름을 부르는 사람의 삶에 삽입되고 개입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름을 지은 사람이 사물을 간섭하고, 때로는 사물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게도 된다. 이른바 모든 ‘관계’는 이름 짓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당나귀를 끌고, 혹은 당나귀 등에 올라타고 나는 죽기 전에 내가 못다 한,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부질 있는 일들과 부질없는 일들이 당나귀 등에 올라타면 선명하게 구별될 것이다. 신세 진 사람들에게 충분한 답례를 했는가,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