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론/음악사
· ISBN : 9791190434263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2-03-31
책 소개
책속에서
여기서 나의 논평은 소리와 문화에 대한 전통적이고 유물론적인 논점에 대해독특한 관점을 취한다. 이는 흑인음악의 형식, 특히 레게를 바라보는(듣는) 것에 달려 있다. 식민주의 지식의 유산 중 하나는 그 지식이 가하는 임상적인 시선의 대상이었던 우리가 이러한 시선을 넘어서기 힘들다는 점이다. 서구 인류학과 문화비평이 흑인 예술을 순전히 사회학적으로, 즉 어떤 응답 혹은 저항의 증거로서 바라보았던 지점이 존재한다. 레게 담론 역시 음악을 국가의 병폐(자메이카인 학자 브라이언 믹스가 말하는 “헤게모니적 소멸”)나 기초적인 수준의 문화비평(“인민의 목소리” 또는 “저항의 리듬”)을 진지하게 뛰어넘을 수 있다고 간주되지 않는 것 같다. 이러한 클리셰에서 벗어나기 위해, 레게를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만든 음악적 방법론으로 진지하게 취급할 것이다. 또한 복잡하고 포착하기도 어려운 레게 그 자체의 비판적 장치를 통해 바라볼 것이다. 나는 미학적인 측면에서 가사보다는 소리에 더 집중하여 음악에 접근하고 싶다.
리듬 앤 블루스가 어떻게 자메이카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역사는 잘 알려져 있다. ‘클레멘트 도드’ 같은 이주 노동자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도시 경험을 식민지 섬에 가져온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정체성, 정치학, 신앙에 대한 일종의 흑인 담론이 독립 이전 자메이카의 청각적 세계에서 미묘하게 번역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사실이 있다. 완전히 형성된 자메이카의 소리 문화가 시민권을 획득한 이후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도시 세대와 마주칠 때 일어나는 재번역(반향의 반향)의 물질적 과정이다. 이 세대는 민권운동의 낙관주의가 투옥되고 추방되고 암살된 뒤에 새로운 공동체 의식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