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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37427619
· 쪽수 : 476쪽
책 소개
목차
서문 2010년대가 남긴 것
1부 밀레니얼 성장기
교양소설
소외: 모두가 불행한 시대
대침체 사회: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세대론 오페라
2부 남자기 때문에
독신소설
이대남의 기원: 죽음과 섹스로부터 사회문화적 고찰을
한국 힙합: 남자기 때문에
3부 한국 정치는 언제나 축제
환상소설
음모론 사무소: 믿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탐색
한국정치는 언제나 축제: 망상공장
뉴라이트의 교실에서
4부 내 얼굴을 느낄 수 없어
공상과학소설
스케일의 오류: 자유에 관해 말하자면
수많은 ‘나’에 관해: 밀레니얼세대의 정신병리
2010년대 연표
참고 문헌 및 자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실은 밀레니얼세대도 밀레니얼세대를 잘 모른다. 그들은 2010년대에 느꼈던 감정들이 무엇인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알지 못한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삶과 무관한 바보 같은 이유로 울고 웃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나는 내가 겪은 경험을 곰곰이 따져 보고 나 자신의 입으로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밀레니얼세대가 불행하다는 말에 반문하곤 한다. 그들은 밀레니얼세대가 6.25전쟁, 군부독재, IMF 위기를 겪지 않아서 진짜 고통을 모른다고 말한다. 일부는 타당한 지적이다. 밀레니얼이 사는 세계는 이전보다 더 안전해졌고 평등해졌다. 그러나 톨스토이가 말했듯, 불행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다. 밀레니얼이 겪는 불행이란, 망망대해 같은 우주에서 길을 잃고 미아가 된 우주 탐사선과 닮아 있다. 출발한 목적도 상실했고, 그렇다고 도착해야 할 목적지도 보이지 않는다. 즉 밀레니얼은 밀레니얼이 사는 세계의 ‘이방인’이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불행을 초래한 원인을 탐사한다.
2010년대는 단순히 미래를 상실한 시대가 아니라, 상실된 미래와 잊힌 과거가 현재로 유령처럼 투사되는 엉망진창의 난장판이다. 그러니 새로움은 더 이상 새로움처럼 느껴지지 않고, 과거는 너무 생생하게도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영국의 다큐멘터리스트 애덤 커티스는 이를 일컬어 ‘문화적 스태그네이션’이라고 말한다. 경제만큼이나 문화에서도 우리는 장기적 침체를 겪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과거는 미래를 대신하고 있다.
밀레니얼세대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기성 언론과 학술 담론은 ‘욜로’나 ‘파이어족’ 같은 용어로 그들을 이러저러한 행태를 보이는 소비자로 규정짓는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밀레니얼세대가 동세대 내에서 자신의 친구를 만들고 그들과 대화하는 ‘관계’에 있다. 개인이 ‘자아’를 형성하는 데 개인이 맺는 관계만큼 결정적인 요인은 없다. 굳이 정신분석의 ‘오이디푸스 신화’를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는 부모와 자녀가 맺는 관계가 자녀를 성장시킬 수도, 그들을 파멸시킬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 오늘날 사회에선 비단 부모와 자녀의 수직적인 위계 관계만이 자아를 형성하진 않는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밀레니얼세대가 수평적이고 수직적인 형태로 맺는 그 복잡다단한 관계망이 구시대와는 달리 ‘현실’과 ‘가상’을 오가면서 형성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