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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 디자인이론/비평/역사
· ISBN : 9791190434812
· 쪽수 : 202쪽
· 출판일 : 2025-06-16
책 소개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페이퍼백'이다. 신신은 가장 기본적인 단행본 형식인 페이퍼백을 자신들의 디자인 실천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값싸고 간결하며 빠르게 제작되는 이 형식은, 가장 단순한 책의 형태이자 동시에 책의 구조, 리듬, 밀도, 읽는 방식까지 포괄하는 중요한 매개가 된다. 이들은 익숙한 형식에 미묘한 어긋남을 주거나, 책장을 넘기는 동작 자체를 감각의 흐름으로 구성하며, 책이 단순한 정보 매체를 넘어 하나의 체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책에서 다루는 21권의 사례는 신신이 디자인에 참여한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책을 만들며 마주한 고민과 실험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신신은 2020년, 자신들의 디자인 방법론을 보다 능동적이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펼치기 위해 미디어버스 임프린트로 '화원'을 설립했다. 화원은 디자인을 단순한 시각적 결과물이 아닌, 구조적·물질적 탐색이 결합된 실천의 과정으로 바라보며, 디자이너 주도의 출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 속에는 화원을 통해 시도된 출판 실험의 맥락도 함께 담겨 있다.
책 후반부에서는 책 만들기에서 출발한 디자인 실천이 전시와 공간 기획으로 확장되는 사례들도 다뤄진다. 『SeMA 전시 아카이브』, 『윈도우 프로젝트』, 『오프닝스: 밤, 종이, 유리』와 같은 작업은 책이라는 형식이 물리적 공간 안에서 새롭게 구성되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북페어와 같은 행사에 참여하며, 실제 독자들과의 교류 속에서 자신의 디자인 감각과 방법을 다듬어간 경험도 언급하고 있다.
『책은 전진한다』는 단순히 작업을 나열한 사례집이 아니다. 책을 만들고, 전시하고, 나누며, 독자와의 만남 속에서 다시 구성해나가는 흐름을 따라가는 이 책은, 오늘날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영감을 제공함과 동시에, 책이라는 매체와 그것을 둘러싼 환경을 새롭게 사유하도록 초대하는 감각적이고 실천적인 기록이다.
목차
페이퍼백에 대하여
개별꽃
영화도둑일기
민메이 어택: 리-리-캐스트
엑스포츠 온 페이퍼
"이 전시장에서 누군가는 라인을 만들어보려는 텍스트를 생산하면서 가상의 컨베이어 벨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
책을 만드는 새로운 예술
전자 정보 시대의 책-부록 1
영화작가들과의 대화
스스로 조직하기
SeMA 전시 아카이브 1988-2016: 읽기, 쓰기, 말하기
푀유
『옵.신』 3호
인간과나
피규어 TEXT: 원더페스티벌 리포트
레트로스펙타 41
핸들-북 클래식
오프닝스: 밤, 종이, 유리
자화상
윈도우 프로젝트
*화원*
책의 여백에서(가제)
이음말 渡り言葉 Catchword
군산북페어
저자소개
책속에서
대표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페이퍼백 중 가장 진일보한 사례가 존 버거의 『보는 방법(Ways of Seeing)』입니다. 이 책은 영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리처드 홀리스, 지식인이자 사상가인 존 버거, 그리고 영국의 공영방송국 BBC, 이 세 주체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구성은 일반적인 독서의 흐름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동시에 기획되었기 때문이에요. 책에서는 사람들이 현상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에 대해 존 버거가 이론적으로 풀어내고, 이를 직접 TV에서 나레이션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영상 매체의 구조를 책의 레이아웃에서 어떻게 보여주는 것이 적절할까요? 이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리처드 홀리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본문이 책 표지에서부터 바로 시작되는 파격적인 구성은 책 속 이미지를 페이지마다 중앙 정렬로 배치하여 이어지며,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좌에서 우로 흐르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신동혁: 우리가 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다 보면, 결국 책이 무언가를 실어 나르는 '컨테이너' 역할을 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돼요. 그런데 그 컨테이너가 너무 화려하게 꾸며지거나 사양이 높아지면, 오히려 콘텐츠와의 시너지를 발휘하기보다 본질을 흐리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주로 다루는 콘텐츠를 생각해봤을 때, 책의 형식이 간단하고 군더더기가 없을수록, 전달하고자 하는 아이디어가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점점 더 단순한 형식을 선호하게 되는데, 페이퍼백처럼 '인지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러운 책의 형식'일 때 오히려 내용이 더 부각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방식이 독자에게도 더 깊은 인상을 남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해옥: 이 책을 사철 제본으로 제작한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책을 수첩처럼 상상했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이 수시로 펼쳐보고 업데이트할 수 있는 형태를 고려했죠. 성경책을 예로 들어볼 수 있는데, 성경책은 책상 위에 두고 통독하기도 하지만, 손에 쥐고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특정 장과 구절을 찾아보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성경책은 가볍고 유연한 형태로 만들어지면서도 내구성이 매우 중요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