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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526234
· 쪽수 : 326쪽
· 출판일 : 2020-10-2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_ 절망하는 영혼들에게 작은 희망을
제1부 문학의 길
무너진 백제, 기구한 운명 · 12
내 문학의 출발점 · 23
칼날, 그리고 처절한 몸부림 · 35
부여, 그 은혜의 땅 · 41
부소산扶蘇山과 백마강白馬江 · 48
문학의 길(1) · 55
문학의 길(2) · 61
문학의 길(3) · 64
힘겨운 인생, 그러나 자유롭고 떳떳한 삶 · 71
나는 흙을 통해 진리를 배웠다 · 75
날품팔이의 넋두리 · 80
절망을 희망으로 · 94
불행과 행복 · 100
내 땀과 열정, 그리고 아쉬움 · 104
문인의 실존과 문학의 가치 · 107
제2부 낮은 사람의 행복
아버지의 산 · 112
까막눈의 가르침 · 120
어머니의 교육철학 · 124
동기간에는 콩 한 톨도 나누어 먹어라 · 126
고학과 통학과 눈물의 출석부 · 128
잘못된 호적, 쓰디쓴 탄식 · 130
학력의 비애와 인생의 성패 · 132
‘꿈’과 ‘병’ · 134
학벌과 학식 · 136
낮은 사람의 행복 · 140
‘을乙’이 걸어온 길 · 143
나의 스승 · 147
나의 은인 · 150
내 삶에 한 줄기 빛을 · 155
내 인생의 등대燈臺 · 159
아, 선생님! 부디 극락왕생하소서 · 172
향수鄕愁의 색깔 · 176
나의 은행나무 · 178
나무 한 그루 · 180
가난도 죄이런가 · 186
옛 이야기 · 191
고무신과 숲 · 193
편지가 그리웠던 시절 · 196
고향으로 띄운 편지 · 200
녹음방초 우거진 고향 땅에서 · 202
계백階伯 장군을 기리며 · 204
금관루기錦觀樓記 · 210
저그버니 · 213
제3부 국격國格과 문학
문학은 내 운명이었다 · 216
<목신牧神의 마을>에 관한 추억 · 218
문학과 구원 · 222
문인의 본분本分 · 225
뼈를 깎는 아픔으로 · 229
문학은 아무나 하나 · 233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 238
문단에는 어른도 없는가 · 241
시가 넘쳐흐르는 세상을 꿈꾸며 · 243
시조에 관한 단상斷想 · 246
태산이 높다하되 · 249
소설에 대한 예의 · 251
인품과 작품 · 256
한국소설의 전망(1) · 260
한국소설의 전망(2) · 262
언어의 맛과 그 선택 · 272
수필시대의 만개 · 278
국격國格과 문학 · 283
가치 상실의 시대 · 289
경제와 문학 · 295
국립한국문학관은 어디로 · 298
문학단체의 자화상, 공허한 문예지원 · 302
문학의 위기(1) · 306
문학의 위기(2) · 309
공짜는 없다 · 313
‘봄이’의 명복을 빌며 · 317
[부록] 소설가 이광복(李光馥) 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또한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기록을 세웠다. 초등학교 6년 개근, 중학교 3년 개근, 고등학교 3년 개근으로 물경 12년 개근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는 결코 깨질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언제든지 동점 기록은 나올 수 있어도 이 기록 자체가 깨질 수는 없는 것이다.
아무튼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해 6월 5일, 청운의 꿈을 안고 고향을 떠났다. 집안이 워낙 곤궁해서 대학 진학은 꿈도 꿀 수 없었고, 그 대신 밥벌이에 나서야 했다. 그때 내 나이 스무 살이었는데, 당시의 사회 여건이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 막노동을 하려 해도 일자리가 흔치 않았으므로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무너진 백제, 기구한 운명」 중에서)
그동안 죽도록 노력하면서 나름대로 내공을 쌓은 보람이 있었다. 1976년 9월 드디어 『현대문학』 소설 초회추천을 받고, 그 이듬해 1월 대망의 완료추천을 받았다. 추천위원은 저 유명한 「북간도」의 작가 안수길 선생님이었다. 이로써 필자는 문단 말석에 끼었고, 지난 35년 동안 애오라지 문학에 목을 매단 채 외길을 걸어왔다. 창작집, 장편소설, 기타 교양서적까지 합하면 약 3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소설을 써서 먹고산다는 것,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생활은 항상 불안정했다. 일찍이 괴테가 말하기를,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했다. 필자는 삶이 고단하면 고단할수록 지난 세월 저 쓰라렸던 형극의 나날을 돌아보며 내 자신에게 매서운 채찍을 가하고 있다. (「칼날, 그리고 처절한 몸부림」 중에서)
지난 세월, 나는 참으로 춥고 배고픈 가시밭길에서 고달픈 여정을 지나왔다. 물론 내 소설에 대한 평가는 마땅히 독자의 몫이지만, 나는 그동안 내 스스로 소설가라는 자부심과 함께 삶의 정도, 즉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오직 올곧은 길을 지키고자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소위 서 푼어치도 안 되는 입신양명을 위해 비굴하게 사는 인간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 작금의 현실을 돌아볼 때, 애오라지 문학에 목을 매달고 외길을 걸어온 나는, 숨통을 조이는 지독한 가난에 헐떡거리며 끗발다운 끗발조차 쥐어 본 적도 없지만 그런 점에서 언제나 자유롭고 떳떳하다. (「힘겨운 인생, 그러나 자유롭고 떳떳한 삶」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