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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0526524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1-10-29
책 소개
목차
표절 / 7
슬픔은 낙엽처럼 / 29
변신 / 51
달맞이꽃 / 71
광장 / 91
별에서 온 아이 / 111
여수행 / 131
정선아리랑 / 151
비둘기, 작품13 / 171
운명 / 191
노란 집의 저주 / 211
여름 일기 / 237
그 집 앞 / 257
기점 / 279
배신의 피 / 299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그의 마지막 고독한 모습을 보면서 그가 성경은 불경을 표절한 것이라고 한 말을 떠올렸다. 그렇게 표절을 통해 성경 같은 훌륭한 작품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그도 그의 스승인 성철 스님을 조금 표절했더라면 훌륭한 큰 스님으로 남았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어느 누군가의 인생 표절이 아닌가. (「표절」)
남편은 말했다. 낙엽기의 공산성이 어떤지 알아, 낙엽기의 공산성은 저만치에서 군밤장수가 군밤을 팔고 저만치에서는 가난한 화가가 낙엽기를, 그리고 저만치에서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옛날 그들의 향수를 그리워하며 사진을 찍어. 바람이 한번 불면 낙엽이 공산성 위로 떨어지는데 그 모습은 추풍낙엽이라는 표현이 있던가 바로 그거야. 그 아래 서게 되면 나는 할 말이 너무도 많지. 정말 할 말이 너무도 많지. 남편은 정말 할 말이 너무도 많은 사람처럼 감격에 차서 말하였다. 공주의 많은 곳 중에서 남편은 유난히 공산성을 사랑했다. (「슬픔은 낙엽처럼」)
명훈은 이후로 머리에 금이 가는 듯한 두통을 느꼈다고 했다. 이것이 전쟁이란 말인가? 이렇게까지 하려고 이 월남 땅까지 왔던 것인가? 명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 옆의 동료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감에마저 휩싸이게 되었다. 더욱이 전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그냥 빨리 이 월남 땅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그렇다고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지난 시절을 전쟁과 혁명으로 앗긴 것을 기억해 내었다. 좌우가 난립하고 갈 길을 잃은 채 반공만이 최고의 가치인 양 편향되어지는 고국이 싫었다. 어쩌면 그의 중간인 적인 성격이 지식인인 그를 월남으로 자원하게 한 요인이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