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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629430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4-11-25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4
■작품 해설 진솔한 삶이 육화된 언어의 집_ 권석순(문학박사) 226
1. 골목 안 수채화
11월의 연가 13
밥 먹고 합시다 17
기억 창고 21
꽃길 따라 25
해우촌 동민이 31
골목 안 수채화 37
지혜학교 42
아버지를 추억하다 46
하루만 다녀가세요 51
밤(栗) 베개 56
2. 봄날의 편지
오디를 따다 65
우산 70
가나다 한글 교실 1 75
가나다 한글 교실 2 79
손맛 84
봄날의 편지 89
길 위에서 길을 찾다 95
쑥국 100
봄마중 105
어머니의 땅 109
3. 빗장을 열다
외투 117
비 오는 날의 풍경 124
두 번째 만남 129
묵호 137
보길도에서 140
안개가 걷히기 전 145
희망의 씨앗 151
거울 158
심곡리의 여름 162
빗장을 열다 167
4. 치유의 시간
안녕, 나의 집 175
발에 대한 단상 180
봄을 만지다 184
도서관에서 논다 189
골든타임 193
닮은 미소 199
들깨를 털다 204
부드럽고 단단한 길 209
유년의 바다 213
치유의 시간 219
저자소개
책속에서
물매화 향기가 바람을 타고 전해오는 11월.
언제부터인가 이 계절이 스멀스멀 내게로 안겨왔다.
코끝으로 스치고 가는 쌉쌀한 바람 한 줄은 담백한 맛 그대로이다.
추수가 끝난 허허로운 들녘은 때 지난 허수아비와 미처 거두지 못한 나락을 쪼아 먹는 참새 떼의 놀이터다. 털다 만 콩 무더기를 접어두고 노부부는 농주 한 사발에 수고로운 땀을 훔쳐낸다. 고단한 주름 위로 말 없는 평화가 스친다. 멀리 새어 나온 불빛에선 저녁 짓는 연기가 피어나고, 들판에서 감을 따던 아이들은 하나둘 엄마의 정겨운 목소리에 돌아들 간다. 텅 비어버린 나무 사이로 늦은 가을 그림자가 내려오는데, 이 아름다움에 잠시 길을 잃는다.
아이들이 두고 간 긴 장대를 감나무에 걸쳐본다. 황혼에 비켜선 주홍빛 물감들이 툭툭 터져 쏟아져 내리는 11월!
-<11월의 연가> 중에서
춘옥이 어머니는 그렇게 배움의 끈을 놓지 않더니 10년 만에 대학생이 되었다.
“선생님요, 참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이게 다 처음 씨를 뿌려주었던 선생님 덕입니다. 학교 안 보내준 부모님 원망하고 있을 때 끝까지 공부해 보라고 하시고, 저를 포기하지 않아서 정말 감사합니다.”
입학식 하던 날 전화선을 타고 내려오는 목소리는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어머니, 이제 시작입니다. 새로운 것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해보세요.”
나는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드렸다. 쉼 없이 달려온 가나다 한글 교실에도 푸른 종소리가 울렸다.
-<가나다 한글 교실 1> 중에서
아직도 기억 저편에 남아 있는 한마디가 부메랑이 되어 내게 꽂혀왔다.
“책이 밥 먹여주냐? 너는 맏이여. 집안 건사를 해야지.”
하늘 같은 부모 말에 순종하느라 학교를 못 갔고, 그래서 배우지 못했던 분들. 그분들이 이제 행복한 세상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두터운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지금 소원이 있다면 책을 줄줄 읽고 이야기도 재미나게 써보는 것이라고 했다.
-<가나다 한글 교실 2>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