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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635196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4-12-15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이 사람부터 태웁시다
이름을 찾아서
왕할매와 곶감
헬로, 아임 프레시맨
900원짜리 참치캔
1995년 3월 2일, 오늘처럼
전화 카드 한 장
아스피린을 삼키고
흰고래 같은 차를 타고
유니크하고 유일하다, 예술이다
티라노! 뭐라노? 와그라노?
게르니카는 미술 동아리가 아닙니다
쉘 위 댄스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
신의 아들
고독하지 않았다
커피 마시는 티라노
우간다에서 얻은 이름
닫는 글: 우울한 날에는 오븐을 데운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릴 적 부산의 새벽 택시는 마수걸이 손님으로 안경잡이, 여성, 장애인을 태우지 않는다는 룰이 있었다. 나는 그중 두 가지나 해당된다. 어느 날은 부산 연제구 거제동 큰길에서 수많은 빈 택시가 우리 앞을 지나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어머니와 나는 두 시간을 서 있었지만 목발을 발견한 택시는 손사래를 치며 우리를 태우지 않았다. 결국 그날 친척 모임에 가지 못했다.
어머니는 공립학교에 입학 서류를 내 보지도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그러고는 동래초등학교에 전화를 걸어 내가 입학할 수 있을지 문의했다. 전화를 받은 오승희 선생님은 왜 그런 걸 물어보느냐고 어머니에게 되물었다. 학교는 학생을 골라서 받지 않는다 말씀하셨다.
나는 내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이상한 것을 빚기 시작했다. 나의 오른쪽 다리를 하얀 점토로 빚었다. 지구의 자전축보다 훨씬 기울어져 있는 내 하체였다. 처음으로 학교 과제물에서 형을 이겼다. 처음으로 미술 최고점을 받았다. 아크릴판 위에 내 작품이 놓이고, 선생님의 평가가 종이에 적혀 있었다. “유니크하고 유일하다. 예술이다.” 그날 내 몸은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것이 되었다. 아름답고 멋있는 예술 작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