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0885706
· 쪽수 : 536쪽
· 출판일 : 2021-04-23
책 소개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제6부
제7부
J. M. 쿳시 해제
옮긴이의 말
그레이엄 그린 작품 목록
리뷰
책속에서
한 사내가 갓돌 옆에 서서 상자에 놓인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사내는 몸의 한쪽이 다 없었다. 다리도 팔도 어깨도 없었다. 아름다운 말이 사내 옆을 천천히 걸어가면서 귀부인처럼 우아하게 살짝 머리를 돌려 외면했다. “구두끈 있어요.” 사내가 헤일을 향해 절망스럽게 말했다. “성냥이요.” 헤일은 사내의 말을 듣지 않았다. “면도날.” 사내의 옆을 지나가는 헤일의 뇌리에 그 말이 단단히 박혔다. 얇은 상처와 예리한 고통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카이트가 죽은 게 그런 식이었다.
두 녀석은 숨을 헐떡였다. 녀석들은 웃느라 숨이 가빠졌고, 소년의 폐는 아직 싱싱했다. 그래서 이제는 녀석들만큼 달릴 수 있었다. 그는 손수건으로 손을 감쌌다. 그리고 얼굴의 피가 땅에 떨어지지 않고 옷으로 흐르도록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는 모퉁이를 돈 다음 녀석들이 당도하기 전에 빈 차고로 들어갔다. 소년은 면도날을 꺼내 든 채 어두운 차고 안에 서서 회개하려고 해 보았다. ‘스파이서’를 생각하고, ‘프레드’를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추격자들이 다시 나타났을 것 같은 길모퉁이에 대한 생각에 막혀 그 이상 뻗어 나가지 못했다. 소년은 자신에게는 회개할 힘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넌 아직 어려. 그래서 그런 거야.” 아이다가 말했다. “너무 낭만적이야. 나도 한때는 너 같았지. 너도 나이를 먹으면 달라질 거야. 네겐 경험이 좀 필요해.” 넬슨플레이스 소녀는 이해하지 못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자신의 굴로 쫓겨 들어간 이 작은 동물은 산들바람 부는 밝은 세상을 내다보았다. 굴 안에도 살인, 성교, 극빈, 정절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두려움 등이 있었지만, 그러나 이 작은 동물은 아는 게 별로 없어서 사람들이 경험이라고 부르는 것이 오직 드넓고 번지르르한 바깥세상에만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