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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를 읽다

프루스트를 읽다

(겸하여 나의 추억과 생각을 담아서)

정명환 (지은이)
현대문학
1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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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를 읽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프루스트를 읽다 (겸하여 나의 추억과 생각을 담아서)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 ISBN : 9791190885881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1-07-02

책 소개

프루스트의 소설 『잃었던 때를 찾아서』에 대한 180개의 성찰과 인상의 기록을 담은 독서 에세이집. 아울러 프루스트와 도스토옙스키, 에밀 졸라, 보들레르, 앙드레 말로 등과의 비교분석, 프루스트와 저자 본인의 문학적 지향에 있어서의 차이 등도 담았다.

목차

머리말 06
프루스트를 읽다 15

저자소개

정명환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192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불문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저서로 『한국 작가와 지성』 『졸라와 자연주의』 『문학을 찾아서』 『현대의 위기와 인간』 『이성의 언어를 위하여』 『문학을 생각하다』 『젊은이를 위한 문학 이야기』 『인상과 편견』 외 프랑스어로 쓴 『Entre litterature et philosophie』(2012)가 있으며, 역서로 『20세기의 지적 모험』 『문학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2022년 3월 향년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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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오늘 몇 시간에 걸쳐서 제2권에 포함된 프루스트의 음악론을 읽고 있다. 읽고 있다기보다도 한 줄 한 줄을 음미하고 있다. 그러면서 40여 년 동안 음악을 들어온 나 자신의 경험과 일치하는 점을 부분적으로나마 발견하고는 나의 음악관이 크게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엷은 자기만족을 느끼기까지 했다. 가령 뱅퇴유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두고 한 다음과 같은 말은 필력이 약한 나의 생각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다. “마치 태초에, 아직은 지상에 그 둘(바이올린과 피아노)만 있었을 때와 같았다. 아니 그보다는, 그 이외의 모든 것을 향해서는 닫혀 있는 세계, 어떤 창조자의 논리에 따라서 구축된 이 세계에서는 영영 그 둘만 있게 된 것 같았다. 그것이 바로 그 소나타였다.”(2/267)


내가 프루스트 읽기에서 재미를 느끼는 이유의 하나는, 나 자신의 과거의 체험을 상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정에 관한 이 구절을 읽으면서도 머리에 떠오른 것은 대조적으로 생텍쥐페리와 앙드레 말로의 글이다. 이들에 비하면 프루스트는 진실한 우정을 모르는 외롭고 자기중심적인 인간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 두 행동주의자에게 있어서 우정이란 어떤 공통적 목표의 추구라는 매개가 있어야 성립하는 것인데, 프루스트에게는 그런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화자는 생루와 문학이나 예술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동감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당신도 나와 취미가 같구나’ 하는 정도의 상호 인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대화와 동감은 프루스트의 말마따나 혼자 있을 때 가끔 느끼는 황홀한 순간(가령 어떤 음악이나 상상이나 추억이 가져오는 것)처럼 행복할 수가 없다. 이에 반해서 폭풍우 속에서 취약한 비행기를 몰고 간다거나(생텍쥐페리), 혁명의 대의를 위해서 투쟁하는 경우(앙드레 말로)에는, ‘나’의 존재는 동지의 존재와 혼연일체가 되어야 하고, 진실한 우정은 이렇듯 운명 공동체로서 자신을 넘어서는 중에 맺어진다. 이런 일은 프루스트의 문학 세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한계는 그의 글이 무가치하다든가 열등하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모든 문학적 표현에는 그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고, 독자는 그런 상이한 견해와 비전을 대하면서 자신의 이해의 지평을 넓혀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운 사람의 음성이 귓전에 들릴수록 그 실체는 더욱 멀리 느껴진다는 이런 장거리전화의 역설을, 나도 어느 정도 체험했다. 1970년대에 파리에 있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만 해도, 프랑스의 통신시설은 한국보다도 더 낙후되어 있어서, 나와 같이 염가의 대학 기숙사에 체재하는 사람으로서는 국제전화가 그렇게 하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요금도 비싸거니와 접속이 잘 안 되고 통화 중에 툭 끊어지는 일도 있었다. 그래도 ‘만난을 무릅쓰고’ 어머니와 몇 마디 나누고 나면, 위에 인용한 화자의 불안과 흡사한 불안이 엄습했다. “아무 일 없으시죠?” 하는 나의 물음에 어머니는 항용 “아무 일 없다. 너나 잘 있다가 오너라” 하고 대답하셨지만, 멀리 타향으로 공부하러 간 자식에게, 병상에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을 알리는 어머니가 어디 있겠는가? 또 무슨 일이 돌발해서 내가 쉽게 돌아가기가 어렵게 될지도 모르고, 예정대로 몇 달 후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해도, 그 전에 어머니에게 무슨 나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그 전화의 음성 때문에 절실해졌다.
‘그 음성이 심연에서 들려오는 외침’이라는 절망적인 느낌은 아니었을망정, 내가 전화를 건 지 얼마 후, 서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하여 수화기로 달려가는 순간 나는 두려움에 싸이고, 다시 어머니의 음성을 듣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없어서, 곧 불안을 되새긴 일이 생각난다.
이러한 일은 이제는 옛이야기가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화상통화가 가능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을 주고받고, 당장이라도 고속 열차나 비행기를 잡아탈 수 있는 세상, 거리가 소거되어버린 세상, 따라서 ‘불안한 그리움’ 역시 소거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 더 행복하게 된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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