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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0893343
· 쪽수 : 314쪽
· 출판일 : 2020-10-3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 울다 — 애도 일기
2부 배우다 — 마지막에 관하여
·마지막을 공부하는 까닭
·이 두려움을 어찌할까?
·마지막은 어떻게 오는가?
·무엇이 좋은 죽음인가?
·그날 이후
3부 읽다 — 생애 마지막 공부를 위하여
미주
참고도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은 태어났기 때문에, 다 살았기 때문에, 늙었기 때문에 죽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무엇인가’에 의해서 죽는다. -시몬 드 보부아르, 《아주 편안한 죽음》
죽음에 대해서 죽은 사람은 말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은 설명할 수 없다. 무엇보다 산 자들은 죽음에 대해 아무것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것이 겪는 사람 모두에게 얼마나 부당하고 참을 수 없는 것인지 알려 하지 않는다. 우리, 산 자들은 모른다.
아버지가 편안히 내쉰 마지막 숨조차도 나는 그 의미를 알 수 없어 괴롭다. 남 보기에 좋은 죽음은 있으나 내 아버지에게 좋은 죽음이었는지,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랴. 내 슬픔은 그 알 수 없음에서 비롯한다.
귀는… 마지막까지 감각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돌아가신 뒤에도 ‘혼의 귀’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들어주실 거예요. -텐도 아라타, 《애도하는 사람》
마지막 순간 당신께, 당신이 아버지이기 전에 얼마나 좋은 스승이었는지, 그런 당신을 내가 얼마나 존경했는지 말했어야 했다. 당신을 차가운 병원차에 실어 홀로 보내는 대신, 당신 곁에서 혼의 귀가 듣도록 말했어야 했다. 죽자마자 차디찬 냉동실로 보내지는 오늘의 시스템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대신, 당신이 평생 그랬듯 그것이 최선인지 물었어야 했다. 그랬어야 했다.
처음에는 바위만큼 무거웠다가 점점 작아져서 돌이 되고, 결국은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조약돌처럼 작아지지. 때로는 잊어버리기도 해. 하지만 문득 생각 나 손을 넣어보면 만져지는 거야. 그래, 절대 사라지지 않아. -영화 〈래빗홀〉
별리의 슬픔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사람의 가슴 속에서 구르고 구르며 그저 숨 쉴 구멍을 내고 길들여질 뿐. 그리하여 모든 사람은 죽어 자신의 사리를 남긴다. 깊은 슬픔의 사리. 작고 해진 돌멩이. 단단한 슬픔의 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