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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908887
· 쪽수 : 164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_너를 만나 다행이야, 카레
일상과 비일상을 오가며 만난 열 가지 카레
1. 천천히 채우는 마음 : 버터치킨 커리(공기식당)
2. ‘꼭’을 꼭 붙이는 기분 : 비프 카레(본디)
3. 쓸쓸함을 만나본 사람 : 빈 커리(스파이스 쿠라시)
4. 실수의 짝꿍은 씩씩함 : 카레와 면(마구간)
5. 외로움의 반대말 : 일본식 카레라이스(아라키)
6. 평범하고 지날수록 소중한 : 한국식 카레라이스(동경우동)
7. 마음을 잇는 마음 : 시금치 커리(지구커리)
8. 다툴 때마다 잔잔해지는 : 그린 커리(레몬그라스)
9. 정다운 쓸모 : 오믈렛 카레(케루악)
10. 미칠 듯한 너의 하루는 : 드라이 키마 카레(카레 레인보우)
나오며_오늘 기분은, 카레
사진으로 기억하는 카레의 기분
못다 한 일곱 가지 카레 이야기
1. 카레와 나
2. 숫자로 보는 카레 생활
3. 카레의 효능
4. 카레를 맛있고 재밌게 먹는 방법
5. 카레 채집 카드
6. 카레 레시피
7. 카레 스팟 지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접시를 반 정도 비웠을 때 카레에 집중하는 나를 보았습니다. 비 오듯 흘리는 땀도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무언가에 푹 빠진 기분이 새로웠습니다. 고객의 거센 피드백, 끝이 안 보이는 프로젝트, 쌓여가는 집안일, 만성 거북목 통증도 잊었습니다. 접시에 담긴 주황색 액체, 카레에 빠졌습니다.
몇 년 전 초겨울, 동료가 회사 근처에 새로운 식당이 생겼다고 알려줬다. 이때만 해도 누가 내게 뭘 먹고 싶은지 물어보면, 내 선택은 ‘아무거나’였다. 딱히 좋아하는 게 없었다. 음식이든 뭐든 말이다. 그러니 회사 주변에 어떤 식당이 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점심마다 별생각 없이 배를 채웠다. 공기식당의 카레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꼭’ 먹어보라던 비프 카레가 눈앞에 있다. 친구 앞에는 치킨 카레가 놓였다. 수개월 동안 하지 않았던 식사 기도를 했다. “신이시여, 본디 카레를 먹을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카레 소스를 만든 요리사를 축복하시고, 카레를 서빙하는 직원을 축복하시고, 밥이 된 쌀을 키운 농부를 축복하시고, 쌀을 포장할 포대를 만든 공장 직원을 축복하시고….” 감사의 기도는 평소보다 길었다. 모았던 두 손을 떼고, 카레 포트에 있는 작은 국자로 카레 소스를 퍼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