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

무용학과 조교는 이걸 서툴고 둔하게 처리해서 학과장 모친의 팔순 잔치 행사장에서 귀퉁배기를 얻어맞고 고막이 터져 학교가 잠시 시끄러웠던 적도 있습니다. 뺨을 들이대야 했는데, 고막을 들이댄 것이죠. 그 조교는 상한 고막보다 학과장 지시로 보름 동안 연습한 독무(獨舞)를 못 추게 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답니다
― 『대학 1』, 「조교 우자광」

부동산마다 매겨진 공시지가가 있듯이 교원직도 시중에 형성된 공시 호가라는 게 있었다. 임용 시 약간의 비공식적 기부금—이 돈은 해당 학과 교수가 거간비로 떼어먹기도 하고, 총장 또는 이사장이 통째 먹기도 한다. 나눠 먹을 경우에는 대부분의 경우 위로 올라가면서 배분율이 커지는데, 더러 아래에서 비율을 크게 챙겨먹는 간 큰 교수도 있었다—내지는 공식적 발전기금을 얼마든지 받아낼 수 있는데, 이런 사학계의 오랜 미풍양속을 이사장이 모를 리도, 포기할 리도 없지 않은가.
― 『대학 1』, 「죽은, 어느 교수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