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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1114430
· 쪽수 : 364쪽
책 소개
목차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열하나
열둘
열셋
열넷
리뷰
책속에서
나는 망설였다. 이런 식의 생각을 좋아하지 않았다. 로건의 죽음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것이 우리가 충격을 받은 이유 중 하나였다. 때로는 착한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기도 하는데, 그들의 선함이 시험받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선함을 시험할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 외에는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났어요.” 그가 말했다.
그러고는 입을 다물어서 내가 말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
그는 코로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아직도 나를 쳐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알잖아요.” 그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나는 그를 도우려고 노력했다. “그 사고 얘기하는 건가?”
“무슨 일인지 당신도 알면서, 나보고 말하라는 거군요.”
내가 말했다. “그래, 빨리 말하는 게 좋겠어. 곧 가야 하거든.”
“주도권 때문에 이러는 거죠?” 그가 사춘기 청소년의 반항기 어린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더니 곧 다시 고개를 숙였다. “밀당 같은 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에요. 당신이 말해요. 부끄러울 게 뭐 있다고.”
나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지금이 하루 중 일하기 가장 좋은 때였지만 우선 시내에 가서 책을 찾아와야 했다. 빈 택시가 우리 쪽으로 오고 있었다. 패리도 그 택시를 보았다.
“지금 되게 쿨한 척하는데, 웃기지 말아요. 계속 그럴 수는 없다는 걸 당신도 알잖아요. 이제 모든 것이 바뀌었어요. 그러니 이런 연기 좀 하지 말아요. 제발……”
조의 정확하고 신중한 마음이 가진 문제는 그 마음에 존재하는 감정을 보살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주장이 헛소리에 지나지 않고, 일탈이며,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그가 약해져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그를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그도 로건의 비극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상태에 도달했지만,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녀가 뜨거운 비눗물에 몸을 담그고 쉬고 싶은 반면, 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일을 시작하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