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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추억에서 일주일을](/img_thumb2/9791191192605.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91192605
· 쪽수 : 218쪽
· 출판일 : 2022-05-25
책 소개
목차
서문 카메라 옵스큐라에 담긴 삶의 밑그림들 10
추억 #1 호텔 데 자르, 프랑스식 한국 남자 19
추억 #2 몽마르트르의 전설, 55호 방 43
추억 #3 보자르, 비트리의 보헤미안들 67
추억 #4 미라보 다리와 센 강, 그리고 이응노 107
추억 #5 살고 싶거든, 카타콤베 143
추억 #6 몸은 파리, 정신은 조상 무덤 속 벽화 165
추억 #7 꿰드라로와르, 자유의 밑그림을 그리다 191
저자소개
책속에서
에스프레소에 물이나 우유를 타 먹을 수 있다는 걸 며칠이 지나서야 알았다. 더군다나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탄 게 아메리카노라는 건 십수 년이 더 지난 다음에나 알았다. 그날 난 생전 처음 독한 에스프레소를 원 샷하고는 정말로 쌍코피를 터트렸다. 사람들이 작은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를 혀로 핥아먹는 것만 미리 봤어도 조심했을 텐데.
어쨌든 나의 몽마르트르 보헤미안 생활은 커피가 아닌 코피를 마시며 시작되었다.
고흐가 자주 갔다는 화방에는 온갖 피그먼트(안료:분말)가 황홀하게 진열돼 있었다. 내친김에 들어가 라피즈 라즈리(청금석 물감)를 찾았다. 조그만 비닐봉지만 한 작은 게 20만 원이란다. 고흐는 이걸 몇 봉지나 썼기에 동생에게 돈을 부쳐달라고 편지를 썼을까?
어쨌거나 푸른색은 비싼 색이니 푸른 하늘을 자주 올려다볼 일이다.
호텔 데 자르 55호. 수많은 아티스트가 거쳐 간 전설의 방. 한국인으로는 고인이 된 함대정 선생님과 오지호 선생님이 묵어가셨던 방.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 이상한 위장을 지닌 나는 그 방에서 기계체조로 다져진 다부진 몸 하나 믿고 파리 생활을 시작했다. 55호는 언제나 착지가 불안했던 내가 처음으로 안착한 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