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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1193572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2-07-1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살았다 하는 이름을 가졌으나 죽은 자
2 이름 없는 무덤
3 도둑맞은 표본
4 유리온실의 탐정
에필로그
작가의 말
프로듀서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눈이 자주 내렸다. 쉼 없이 돌아가던 공장의 불빛이 꺼졌고, 하수 종말 처리장에는 플라스틱 컵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에코시티에 사는 사람들이 선택하고 방관한 미래였다. 그리고 나의 선택이 내 삶을 다른 길로 이끌었듯, 각자의 선택이 또 다른 미래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우리는 변화할 수 있을까?
| 프롤로그
날씨도 이 모양인데, 거기다 한술 더 떠서 한 사람이 하루에 버릴 수 있는 플라스틱 양도 제한되었다. 집을 플라스틱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플라스틱 사용을 최대한 줄여야 했다. 이 모든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일상이 기존의 일상을 밀어내고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게 내가 아는 온난화였다.
인간이 지구를 망친 대가를 받는 거라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내가 진짜 견딜 수 없는 건 따로 있었다.
“점장님, 이 정도면 이제 아열대성 기후라고 해야 되지 않아요? 습해서 미치겠어요. 우리 에어컨 진짜 조금만 틀어요.”
| 살았다 하는 이름을 가졌으나 죽은 자
어렸을 때 아빠와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주말에 집에서 뒹굴다 케이블에서 해 주는 영화를 보던 중이었다. 주인공이 납치당하는 뻔한 설정의 스릴러 영화였다. 주인공을 도와주려고 한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그 여자를 구해 주려고 한 선량 한 시민들은 바로 그 선량함으로 인해 납치범에게 살해당했다. 누워서 엉덩이를 벅벅 긁던 아빠가 말했다.
화음아, 쓸데없는 오지랖은 죽음을 부르는 거다.
남 일에 함부로 끼어들지 마라.
나는 그때 그게 무슨 말인지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납치범이 시민의 뱃가죽을 칼로 쑤시는 걸 보면서 아빠의 말을 머릿속에 새겼다. 아빠는 다시 한번 말했다. 오지랖은 뭐라고? 나는 대답했다. 죽음이요. 아빠의 조기 교육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나는 세상이 오지라퍼라고 부르는 종류의 사람인지도 모른다. 자전거를 구르던 발이 점점 느려지고 느려져서 결국 제자리에 멈춰 섰다. 나는 자전거의 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 살았다 하는 이름을 가졌으나 죽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