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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210194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23-11-15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오늘의 기도
잠시라도 13/ 사람의 넓이 14/ 마지막으로 15/ 떠날 때는 16/ 오늘이 소중한 까닭 17/ 용서하는 계절 18/ 야만의 그늘 20/ 야만의 습성 22/ 영정 앞에서 24/ 오늘의 기도 26/ 누이의 시간 28/ 무르익으면 29/ 변두리 시편 30/ 틈 31/ 그늘의 향기 32/
제2부 팽나무 같은
가물가물 35/ 틈·2 36/ 옹이구멍 37/ 저 강물 숨구멍 같은 38/ 으아리 40/ 팽나무 같은 42/ 빨간 등 44/ 근황 46/ 꼬물꼬물 48/ 아침 산책 49/ 겨울 그림자·2 50/ 정상의 의미 51/ 이름 부르기 52/ 봄날 53/ 저녁의 깊이 54/
제3부 마지막 울음
낚시 57/ 밑바닥의 시 58/ 거울 앞에서 59/ 마지막 울음 60/ 이팝나무 62/ 담과 벽 사이 64/ 보도블록 66/ 겨울 산수유 67/ 사라지는 숲 68/ 열대야 69/ 늪의 시간 70/ 쥐똥나무의 말 72/ 뚝, 그쳤다 74/ 하얀 낙관 75/ 맑은 날 76/
제4부 고요의 무게
간이역 79/ 고요의 무게 80/ 새들끼리 81/ 겨울 아침 82/ 늦여름 83/ 나무와 매미가 84/ 여름밤 85/ 개나리꽃 86/ 넓이와 깊이 87/ 미망迷妄·3 88/ 새날 89/ 저 눈발들 90/
시인의 에스프리 | 임동윤
고요, 그 무늬를 위하여 93/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인의 에스프리
시를 쓴다는 일은 한 마디로 피를 말리는 일이다. 단 한 줄의 시를 쓰기 위해서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단 한 마디의 단어를 찾기 위해 몇날 며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단 한 줄의 시도 쓰지 못할 때가 더 많다.
그러나 나는 시를 쉽게 쓰고 싶다. 한 폭의 그림을 그리듯 시를 쓰고 싶다. 수채화 그리듯 눈 감고도 그 정경과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다. 예를 들면 「고요」라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나는 별과 바람과 숲을 동원한다.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그 가지 끝에 붙어 울음 우는 참매미를 동원한다.
이제 내 시가 얼마나 고요해지고 깊어질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다만 내가 사유하는 그 깊이 혹은 그 고요만큼 절정을 향해서 더욱 느리게 고요히 달려갈 것만은 분명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그 아픔의 흔적들을 빛으로 승화시키는 나의 작업이 어떤 빛깔, 어떤 무늬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지켜보고 보듬고 인내하면서 기다리는 일이 지금 나에겐 소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