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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한국희곡
· ISBN : 9791191262476
· 쪽수 : 82쪽
책 소개
책속에서
주작 : 그러면 예언이 실현되는 거야.
현무 : 그랬으면 좋겠다.
주작 : 그럴 거야!
이무기짱 : 예언이 뭔데?
청룡 : 사랑Ⅱ.
이무기짱 : ???
주작 : 사랑의 후속편이래.
현무 : 사랑인데 더 좋은 거야.
주작 : 결점이 없어.
청룡 : 아픔이나 슬픔과 같은 결점을 모두 보완해서 전보다 훨씬 더 좋은 거야. 완벽한 감정.
현무 : 그럼 모두가 행복해질 거야. 영원히 행복할 거야.
주작 : 행복이 아니라, 완벽한 삶이지.
청룡 : 흠잡을 데 없이.
주작 : 그게 말이야, 자살은 재밌자고 하는 게 아니잖아. 처음에는 솔깃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결국 피를 쏟아내고 생명을 잃는 거야. 사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저 위쪽 세상에서는 ‘더 이상 살 필요 없어’ 이렇게 말하는 경우는 없어. 부모님, 친구, 애완동물 가슴에 못을 박는 거니까. 아무리 대담한 신이라도 상상할 수 없는 아픔이야. 정말 미친 듯이 아파. 진짜 진짜 아파. 아야 아야 아야. 죽을 것 같이? 아야. 왜 그런 줄 알아?
이무기짱 : 아무것도 모른다니까.
주작 : 맞아. 이 ‘아야’가 말이야. 그게 사랑이야. 오직 사랑만이 찢어발길 수 있는 거야. 저 위쪽 세상에 이런 말이 있어. 나를 죽게 하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다. 근데 사랑만 예외야. 그냥 소파 위에 그대로 널브러져 있어도 괜찮아. 가슴속의 텅 빈 구멍을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술로 채우려는 너의 그 처절한 노력을 아무도 방해 못 해. 어쩌면 사랑이라는 건 손수건 가게를 운영하는, 돈에 눈이 먼 어떤 백만장자가 만들어낸 건지도 몰라. 최고의 학자들을 고용해서 사랑이라는 잔인한 괴물을 창조해 낸 거지. 그래야 인류가 영원히 눈물을 흘리며 손수건을 많이 살 테니까.
이무기짱 : 위로가 왜 필요한데?
현무 : 아, 그게 말이야 좀 복잡해.
청룡 : 위쪽 세상 사람들은 항상 슬퍼. 모든 게 힘들거든. 모든 게 항상 힘들어.
이무기짱 : 왜?
주작 : 그냥 그런 거야. 그게 법칙이야. 하늘은 파랗고 사람들은 슬퍼.
청룡 : 비가 널 태워버릴 수는 없잖아. 비는 항상 축축하니까. 그런 거야.
현무 : 그래서 연예 산업이 존재하는 거야. 세상에서 제일 중요해. 그것만이 유일하게 진지하게 철저하게 사랑Ⅱ를 찾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