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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478037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21-08-14
책 소개
목차
제1부 길에서 만나는 풍경
짙푸른 나무숲 _문경새재와 도리표(道里表) /한국인이 가고 싶은 곳 _신안군 증도 /작은 것이 아름다운 _남해 가천 다랭이마을 /삶의 가치와 문학 _금병산과 김유정문학촌 /구름처럼 바람처럼 _마대산과 김삿갓 /깨달음의 길 _화암사 숲길과 낙산사 /티 없이 깨끗한 _하도리 /바다와 함께 걷는 길 _괘방산 바우길 /역사와 어우러진 파도 _안면도 샛별길 /서두를 것도 없이 천천히 _용두산과 의림지 /영덕 블루 로드 _해파랑길 21구간
제2부 역사기행
백제의 혼 _고마나루의 웅진, 공주 /풍요롭고 너그러운 _여주 여강길 /서동요의 전설 _백제 무왕과 미륵사지 등 /다산의 길 _정약용 선생과 목민심도(道) /그 길 _오대산 상원사와 적멸보궁, 비로봉 /정조대왕의 아픔 _수원 화성과 융건릉 /쓸모없는 것은 없다 _성불산과 탄금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혼 _한산도 /고산 윤선도를 찾아 _땅끝마을에서 보길도까지
제3부 산성, 그 역사 이야기
아픈 역사의 현장 _남한산성 /수도 서울의 역사 _한양도성 /나는 어떤 흔적으로 남을까 _해미읍성과 간월암 /사람이 역사를 만든다 _상당산성과 중앙공원 /권율 장군의 정신 _행주산성 /힘들지 않고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_정양산성과 계족산 /서울의 남쪽 _관악산과 호암산성 /다섯 장 꽃잎 모양 _독산성 /겸손하고 부드러운 _방장산과 고창읍성 /붉은 치마를 두른 것처럼 _적상산성
제4부 섬, 그곳의 발자취
서해 최북단 백령도 가는 길 _대청도 /백상어의 이빨 _백아도 /물이 돌아 흐르는 모퉁이 _석모도 /분단의 아픔이 녹아 있는 _교동도 /검붉은 하늘과 희미한 달 _자월도 6시간 /봄 _사량도
제5부 서울, 부산 둘레길
시(詩)와 바다와 갈매기의 길 _부산 갈맷길 1, 2구간: 임량-송정-해운대 해수욕장-오륙도
자신의 길을 생각하게 하는 정원 _서울 둘레길 1구간: 창포원-수락산-화랑대역
길이 있어 걷고, 걸을 수 있어 즐거운 _서울 둘레길 2구간: 화랑대역-망우산-용마산-아차산-광나루
역사와 문화가 함께 살아 숨 쉬는 _서울 둘레길 3구간: 광나루역-일자산-수서역
모든 것을 품는 산에 욕망을 두고 오다 _서울 둘레길 4구간: 수서역-우면산-사당역
함께 걸으면 더 즐거운 _서울 둘레길 5구간: 사당역-서울대-석수역
강물이 흐르며 _서울 둘레길 6구간: 석수역-안양천-가양역
쓰레기 산 난지도의 새 이름, 월드컵경기장 공원 _서울 둘레길 7구간: 가양역-월드컵 공원-구파발역
서울의 진산, 북한산 _서울 둘레길 8-1구간: 구파발역-정릉-우이동 솔밭
시작이 어렵지, 누구나 즐기는 둘레길 _서울 둘레길 8-2구간: 우이동 솔밭-도봉산역
제6부 지리산 둘레길
사무락 다무락 정겨운 길 _지리산 둘레길 1구간: 주천-운봉
황산대첩의 역사, 그 길 _지리산 둘레길 2구간: 운봉-인월
거북이 등을 닮은 아홉 구비 _지리산 둘레길 3구간: 인월-금계
벽송사와 용유담의 길 _지리산 둘레길 4구간: 금계-동강
절절한 사랑, 상사폭포 _지리산 둘레길 5, 6구간: 동강-수철리-성심원
만나면 헤어지는_정당매(政堂梅) 푸른 열매 _지리산 둘레길 7구간: 성심원-운리
감나무 그리고 조선의 선비 남명 _지리산 둘레길 8, 9구간: 운리-덕산-위태
사람과 생명을 품는 대나무 숲길 _지리산 둘레길 10구간: 위태-하동호
존티재를 넘어서니 드넓은 밤나무 과수원 _지리산 둘레길 11구간: 하동호-삼화실
미련도 미움도 내려놓는 길 _지리산 둘레길 12구간: 삼화실-대축
평사리 최참판 댁과 박경리문학관 _지리산 둘레길 14구간: 대축-원부춘
잊을 수 없는 길, 매화꽃과 녹차 밭 _지리산 둘레길 15구간: 원부춘-가탄
누구든 열 수 있다, 타인능해(他人能解) _지리산 둘레길 16, 18구간: 가탄-송정-오미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로 _지리산 둘레길 19구간: 오미-난동
돌고 돌아 오르고 올라도 갈 길 먼 _지리산 둘레길 20, 21구간: 오미-방광-난동-산동
구례 산수유 마을과 산수유 시목 _지리산 둘레길 22구간: 산동-주천
저자소개
책속에서
산은 자연의 보고(寶庫)다. 산을 오르면서 삶의 인내를 배우고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 싱그러운 잎들이 햇살에 반짝이며 나누는 영혼의 말을 가슴으로 듣는다. 천천히 걷거나 명상을 하며 자연에 귀를 기울이면 눅눅한 감정은 저절로 녹아 없어지는 무념무상의 시공간을 느끼게 된다.
길이나 산은 정직하고 가식이 없다. 걷거나 산을 오르는 길, 그 길은 자신의 땀과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걷는다는 말은 결국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과 자신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자 방법이다.
우리 국토는 수천 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고, 조상들이 살아온 철학과 곳곳에 숨은 비경이 널려 있다. 필자는 그동안 우리 자연을 찾으면서 느낀 소감을 모아 부족하지만 책으로 엮고자 한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내며〉 중
가천 다랭이마을에 도착한다. 남해 설흘산이 바다 끝까지 발을 디미는 바람에 급해진 경사면에 마련된 생존의 터전이다. 양보 없는 설흘산 가파른 기슭에 계단식 논을 만들고 그 가운데 마을이 들어섰다. 곡식이 생명의 전부이던 시절, 한 뼘의 땅도 소중했다. 먹을 것이 없어 밥 굶기를 밥 먹기처럼 하던 때, 한 톨의 쌀이라도 더 생산해야 하던 시절이었다. 좁디좁은 땅에 둑을 쌓고 물을 끌어들여 농사지을 땅을 만들어야 했다. 삽과 괭이로 나무뿌리를 캐어내고 무거운 돌을 골라 둑을 만들었다. 만들고 보니 땅의 폭은 좁은데 모양이 마치 뱀처럼 굽었다. 그것도 경사지에다 만들었으니 산을 오르내리며 농사짓는 것이 얼마나 힘들 것인가. 그래도 천금같이 소중한 생명의 터전이었다. 다랭이 논을 세다가 한 뙈기가 없어 다시 살펴보니 모자 밑에 있더라는 말과 같이 좁은 공간들이 계단을 이루며 바다 입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한 톨의 곡식이라도 심을 땅이 있으면 열심히 일구고 가꾸었다. 그래도생산량은 한정되고 배가 고팠다. 보리가 익기 전에 식량이 바닥났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보릿고개다.
-〈작은 것이 아름다운 _남해 가천 다랭이마을〉 중
산행을 하는 사람은 하나같이 표정이 밝다. 산행 중에 모르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야기도 하고 음식도 나누어 먹기도 하고, 친구가 된다. 그래서 산이 좋은 것이다. 서울에서 차를 타고 멀리 가지 않아도 걸을 수 있는 산이 있고, 조용한 산에서 혼자서 사색하면서 걷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갈 수 있는 길이 있기에 걷는 것이고 건강하기에 걸을 수 있어 행복을 누린다.
-〈모든 것을 품는 산에 욕망을 두고 오다 _서울 둘레길 4구간: 수서역-우면산-사당역〉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