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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1691023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21-12-16
책 소개
목차
제1세션 _ 밥 27
# 식은 밥 33
“동생네로 밥 얻어 묵으러 간께네,
우리 동서가 동생하고는 밥을 해가 주고,
식은 밥을 시숙에 떠주더랍니더”
# 나물무침 49
“한국음식은 기본양념이 똑같아.
옛날엔 나물무침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감탄을 했는데, 직접 해보니까 참 쉽단 말이야”
# 검은 빵 69
밥을 먹는데 온몸이 알 수 없는 에너지로 충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검은 빵을 잘라 어린 동생에게
나누어주는 로테를 처음 본 베르테르가 느낀
강렬한 파동 말입니다
# 인스턴트 81
“어머니, 저흰 둘 다 일하잖아요.
요샌 인스턴트도 얼마나 좋은데요”
“시상에 야가 머라카노? 자고로 사내는
집밥을 먹어야 밖에 나가 힘을 쓴다카이”
# 선주후면(先酒後麵) 104
빈속에 연거푸 술을 받아 마시니 뱃속이 짜릿짜릿했다.
아버지를 따라 육수를 한 사발 들이켰는데
이번엔 식도를 타고 실개천이 흘러내리는 듯했다
# 정상가족 117
“이 ‘정상가족’이 사실 전통적인 부계가족으로부터
독립하질 못했다고 봐요. 위계적인 부계가족 문화가
고스란히 정상가족 안에 들어가 있어요”
제2세션 _ 일 133
# 물동이 139
“난 학교도 못 가제. 공장 가가 일만 했제.
또 시집와 노상 물만 여고.
내 이름 권길례가 아니라 물길례라예, 물길례”
# 귀이개 161
다른 쪽 귀도 파달라면서 머리를 바꿔 뉘었다
사장의 가쁜 숨이 아랫배에 와 닿았다
저절로 아랫배에 힘이 들어갔다
# 치자꽃 184
딸은 엄마를 효자 아들보다 더 숭고하게
만들었습니다. 고된 노동으로 짜그라든
엄마의 젖가슴에서 쥐어 짜낸 비릿시큼한
젖 냄새를 달콤한 치자꽃 향내로 둔갑시켰습니다
# 빨간 펜 201
써 가면 빨간 펜으로 논문을 도배질해놓았다.
정작 본인은 한 자도 쓰지 않으면서
“이거 고쳐라 저거 고쳐라” 빨간 밑줄만 ‘쫙쫙’
# 종갓집 224
아버지의 ‘법’과 누나의 ‘시’와 어머니의 ‘바느질!’
전혀 한자리에 있으면 안 될 것들의
괴이한 조합
# 숭고한 사물 246
남성이 장악한 제도 안에서 사물로 취급받는데도
왜 대다수 여성은 잠잠합니까?
물리적 폭력이 무서운 게 과연 전부일까요?
제3세션 _ 사랑 263
# 장마루촌의 이발사 269
그 악몽이 현실에서 재연되는 기분이었다
강간, 그래 맞다
그것은 강간이었다
# 편지 291
“여기까지가 끝인 거 같아요. 억지 노력한다고 해서
인연이 만들어지는 건 아닌 거 같아요.
힘겨운 날들을 견딜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해요”
# 시장의 사랑 312
에로티시즘이
‘가부장적 가족’을 벗어나
‘시장’에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 몸의 기억 328
“근데 왜 하필 동영상이야?”
“모르세요? 몸의 기억이 가장 강렬하다는 거?
몸이 함께한 것보다 더 강렬한 기억이 어디 있어요?”
# 호박죽 358
그제야 그 더러운 액체가 동네 형들이
주술로 불러낸 ‘호박죽’이라는 걸 깨달았다.
팬티를 구석에 처박아 놓았다가 엄마 모르게 빨았다
# 에로틱 영역 386
여성의 에로틱 영역이 발전하려면
가족 밖 누구하고도 연결되는 것을 정당화하는
일반화된 언어가 필요합니다
에필로그 _ 성스러운 게임 40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을걷이 나갔다가 산기를 느껴 초가집에 가서 혼자 둘째를 낳았다. 딸이었다. 쉴 틈도 없이 바로 갓 난 딸을 둘러업고 밭으로 나갔다. “둘째 아 업고 밭 매고 보리 베고 카마 보리 꺼끄랭이 등때기에 들어붙고 아가 캑캑 긋고. 아를 업고 모 숨굿고 그래 살았심니더.”
- 제1세션_밥 #식은 밥 중에서 -
그때부터 남동생 아침밥 먹이고 도시락 싸주고 학교 갔다 와서 저녁 밥상 차리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떡볶이집 가서 속닥거리는 일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양말 신는 것부터 밥 먹는 것까지 남동생의 모든 것을 챙겨야 하는 말 그대로 여고생 엄마였다.
- 제1세션_밥 #나물무침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