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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91786088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4-09-05
책 소개
목차
전쟁과 다람쥐 · 007
삼학도 · 029
파편 · 059
밝고 따뜻한 날 · 087
과천에는 새가 많다 · 111
문 앞에서 · 127
짧은 황혼 · 195
앙앙불락 · 213
사모곡 · 237
가엾은 영혼들 · 263
팔각성냥 · 277
우는 개 · 291
매운 눈꽃 · 315
가족 · 333
이동하 약력 · 358
작가의 말 · 360
저자소개
책속에서
들에, 산에, 개울가에 아이들이 무리무리 모여 앉아 공부를 했다. 이른 가을의 밝은 햇살 아래 아이들의 얼굴이 환해 보였다. 저희들끼리 무어라무어라 종알거리다가는 다시 선생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또 흘러가는 구름을 보곤 했다.
― 「전쟁과 다람쥐」 중에서
당신이 어쩌다가 우연히, 또는 불가피한 어떤 사정으로 남도의 끝 목포(木浦)에 들를 기회를 가진다고 해도 그러나, 삼학도(三鶴島)가 어디냐고 묻는 일은 지극히 어리석은 짓이 될 것이다. 이난영의 노래로 너무나 잘 알려진 그 전설적인 섬들은 이제, 과거의 공간 속에 떠 있기 때문이다.
― 「삼학도」 중에서
그것은 의심할 나위 없이 고인의 오른쪽 가슴 어딘가에 깊숙이 박혀 있던 바로 그 파편 조각이었다. 외과 수술로도 적출해낼 수 없었던 그 작고 단단한 쇳조각은 암처럼 체내에 뿌리를 내린 채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인의 생명을 지배해 왔음이 분명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어둠이 서서히 묻어오는 하늘에 눈발은 여전히 얇게 날리고 있었다. 매운 바람 속을 묵묵히 걸어 내려오면서 나는 문득 심한 자괴(自愧)를 의식했다.
― 「파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