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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897586
· 쪽수 : 185쪽
· 출판일 : 2023-07-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학림 – 11
capital – 14
팔판동 – 16
특수효과 보고서 – 18
피사체 – 20
답신이 없어서 – 22
잔다리로 – 24
낡고 푸른 – 26
진찰 – 28
반투명 – 30
공장 – 32
셀룰러 – 34
소풍 – 38
선성(善性) – 40
제2부
제웅 – 45
치아 – 46
회랑 세계 염탐 – 48
젖은 회색 주술 – 50
감시 망각 처벌 – 52
거짓 정오 액체 – 54
옷깃 사건 나비 – 56
파티션 – 58
가상 물질 운전 – 60
제3부
중앙도서관 – 65
동묘 앞 – 68
역(力) – 70
라이브러리 – 73
풍향계 – 76
cardhouse – 78
조류학 – 80
유충 – 82
다음 날 아무도 없는 폭포 – 84
끓, – 86
전체주의 – 88
발전기 – 90
쥐 – 92
뭐야? – 94
책과 동전 – 96
torso – 98
몸의 바다 – 100
라이브러리언 – 102
헤어진 다음 날 – 104
아나톨리아 해안 – 106
또한 왈츠 – 109
제4부
샤프심과 콘크리트…… – 117
팔면영롱 – 124
제5부
수류탄 – 131
스콜 – 132
레터박스 – 134
앞선 일행 – 136
필기체 – 138
직사광선 – 140
모바일 – 142
방울 – 144
긴 터널 – 146
애연 – 148
소극 – 150
몸, 몸뿐 – 151
행신 – 154
lecture – 156
패턴 – 158
두드러기 – 160
커피믹스 커피 – 162
antiaging – 164
무기성(無記性) – 166
해설 이병국 아무것도 아닌 사람의 모든 것 – 168
저자소개
책속에서
학림
이 거리에는 동상이 참 많습니다
검은 몸 위에 빗물 자국이 가득한데요
나무들이 자라나는 동안
동상은 동상이고
낡는 것과 자라는 것 사이에서
나는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벤치
죽은 나무로 만든 기호 위에서
사람들 이야기를 훔쳐 들었는데요
새 지저귀는 소리도 듣고
우는 사람의 하소연 같은 것들에 귀 기울여 보았습니다
분수 앞에서 고민하고
새파란 잎이 떨어져 있습니다
구름이 박힌 하늘은
움직이고 있을까요 무엇이
낡아 가는 것일까요 무엇이
우리를 자라나게 하나요
나는 시간이 많고
괘종시계와 손목시계의 일 초는 같아요
그런 것들이
그런 것들이 오늘은 잘 보였고
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기다리기
각질이 떨어지고
마음 한곳에 사라지지 않는 겨울을 두고
눈사람을 만들고 녹였습니다
눈사람과 동상은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거
둘 다 찰나일까요
가르침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나는 강박합니다
어깨에 묻은 새똥을 모르고
그런 것은 신경 쓰지도 않고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쉽게 말하고
사는 일은 어렵네요
지폐 한 장 얻기가 쉽지 않은데
세계는 풍요롭고
동상은 번들거려요
하늘에서 내리는 모든 낱알들을 눈이라고 불러 봅니다
내 몸을 조각하는
내 몸
당신은 혼돈이 아닙니다
위태롭지도 않습니다
음영은 어디에나 있고
입체를 느끼게 하고
나는 특별하다고 믿는 정신이 당신을 뻔하게 만들고
신기한 이야기를 찾을 수 없어서
가만히 있어 보려고 ■
반투명
집으로 가기 전 마지막 휴게소
마른세수
뽕짝 음악
물때 낀 유리창
너머 밥 먹는 사람들
나는 강물 흐르는 것을 본다
붉은 하늘 가장자리
덜 붉은 하늘
자꾸 비켜서는
핸드폰에 저장된 이름을 훑으면
한없이 멀어진 사람들
송사리를 건져 내는 왜가리의 눈
가죽 가방과 노트
선물하기 좋은 물건들을 고르는 동안
박각시나방이 꽃들을 배회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