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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914108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1-12-20
책 소개
목차
머리말·05
공후남
아버지의 손등·13
다행이다·14
인생은 60부터 아프다·16
노란 은행나무의 선물·18
하얀 눈꽃들이 춤을 추어요·20
인생을 뜨는 여자·22
나는 어디쯤에 있을까·23
섭섭하지 않은 거짓말·24
김옥희
터미널 처마 밑 제비집·27
가을 인사·28
사망신고서·30
그냥 그렇게·31
소란·32
실없는 기도·33
그래도 힘들다·34
어릴 적엔·35
김용택
긴 뫼·39
그늘이 환하게 웃던 날·40
첫 집·42
배꽃·43
비호·44
호랑이 장가간 날·45
공동 우물·46
김인상
핑계·51
구담마을 당산 숲·52
집으로 가는 길·54
병문안·55
어느 영정사진·56
기다림·57
여보·58
빈집·59
월파정·60
박양식
고백·63
외로움이 다른 이유·64
해고·65
요양원 일기·66
늦가을·67
용서·68
박희숙
항상 그 자리에 머물다·71
요술쟁이 컴퓨터를 부팅하다·72
얼굴과 마음·74
봄비·75
이삭을 나누다·76
만남은·78
어찌 알랴·80
번개 여행·82
유갑규
지각 인생을 산다·87
끝물·88
하루의 초대·89
요즘 농부·90
무지개를 닮았다·92
나를 부르는 노래·93
우리 집엔 뱀이 산다·94
이은수
이장님 말씀·99
막걸리 한잔에도 대의명분이 있다·100
서러운 싸움꾼·101
멀리 있어도·102
시를 읽거나 쓰는 이유·104
당분간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106
송광사 불일암·108
벗어날 수 없는·110
책속에서
강변에 붉은 암소가 앉아 있다
소낙비가 지나갔다
왼쪽 잔등 털만 촉촉하게 젖었다
비 지나갈 때까지 소는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다
강물이 맑은 환한 한낮이다
ㅡ 김용택「호랑이 장가간 날」전문
■ 표4(약평)
아버지는 올해 87세/딸네 집에 오실 때마다/한시도 쉬지 않고/마당 어딘가에 숨어 있는 풀까지 다 뽑아내는/아버지의 손을 만져보았다//젊고 고왔을 때가 있었을 아버지의 손/다섯 자식 키워내느라/마르고 닳았을 아버지의 손/지금 아버지의 손은 내 손보다 작아졌다//바싹 마른 아버지의 손등은/가을에 다 말라버린 나뭇잎 같다/바스락 소리가 날 것만 같은/아버지의 손을 만지며/내 마음속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렸다
_공후남 「아버지의 손등」
느티나무 아래로/아버지의 손을 잡고 한 발 또 한 발 걸을 때/오래 밟은 흙이 발가락을 덮고,/나는 마른 흙 범벅이 된 지렁이를 보았네/아버지가 나를 내려다보았어/아가, 더 자랐구나/강 건너 나무들이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느티나무 그늘아래 사람들이/모두 나를 보며 웃었어/저놈 봐!/저놈이 웃네/모든 오늘이 느티나무 아래로/모여들어 나를 보며/함께 환하게 웃었어/마주 웃어준 기억도 없이 가버린/좋은 시절, 우리 아버지/그래도 나는/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그때 그 웃음이 나와/아버지를 올려다보며/지금도 웃어
_김용택 「그늘이 환하게 웃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