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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914351
· 쪽수 : 102쪽
· 출판일 : 2022-12-21
책 소개
목차
차례
머리말·05
공후남
그때 그랬더라면·13
새해 아침 가방에 들어간 복·14
농사는 안 하고 먼 놈에 꽃만 키울까·16
잠깐이라도 고개 들어 여기 좀 봐봐·17
장날·18
어떤 날·20
저 산 이름은 뭘까·21
아버지의 논엔 공룡이 산다·22
김옥희
어른도 자란다·27
혼자라는 것·28
어릴 적에·29
비 오는 아침·30
동백꽃잎차·31
꽃이 필 때·32
느림보는 숨차다·33
맏이·34
이별 후에·35
김용택
봄이 가던 이른 아침과 때늦은 오후를 후회하다·39
걷다가 선다·42
순천·47
푸른 솔가지를 꺾어 눈 위에 깔고·50
박양식
봄을 꿈꾸다·55
기억을 만들어가는 기억·56
비상을 꿈꾸는 하루·58
상실·59
너를 잃어버린 나·60
적막·62
버리고 다시 채우기·64
고요·66
봄에 흐르는 비·67
환생·68
별리·69
등불 켠 들녘·70
박희숙
가을 잎새·75
달빛 사랑·76
뒤척이는 밤·77
어느 날 나는 사장이 되었어요·78
함께·80
잡초·81
시를 쓴다는 것·82
화·84
유갑규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87
백로 가는 곳·88
감꽃이 필 때·90
가을장마·91
새장에 갇히던 날·92
봄눈·94
이은수
걱정과 걱정·97
가시와 뼈와 살을·98
밤새 꽃을 미워했다·99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100
짓는다·102
저자소개
책속에서
봄비 치고는 많이 왔다
마을 곳곳에서 물소리가 상당하다
징검다리도 넘었다
샘에 물 떨어지는 소리가 방에서도 들린다
이른 아침에 마을을 나갔다
강가에 서 보았다
흙탕물이다
그리고 강을 따라 걸었다
풀들이 모두 잘 돋았다
새순 중에 찔레 순이 가장 길게, 손가락 길이로 잘 자라간다
강변 마른 풀은 힘없이 눕고 그 곁에 풀잎들이
색을 바꿔간다
모든 것들이 바뀐다
나는 가던 방향을 바꾸어 물을 거슬러 걸었다
서서 산을 들여다보았다
수긍과 긍정과 수용을, 그 모욕까지 나는 산에게 배운다
어젯밤에 비가 산에 한 일이 가장 많다
바람이 내 손등에서 부드럽다
이마가 만져졌다
자연의 움직임이 내 몸으로 와서 활발하게 발달한다
걷다가 서고
걷다가 선다
멈추고 걷고
걷다가 서는 일이
왜 이리, 즐겁다
집에 어린 살구나무가 꽃을 피우고 서 있다
이따금 그곳으로 눈이 가고
가서, 그 곁에
두 손도 내리고
몸을 바로 하고 나란히 서 본다
즐거운, 웃음이 번진다
꽃은 웃음인가, 하며 몸의 자세를 한 번 더 바꾸어 살구나무 곁에 바짝 더 바르게 서 본다
살구나무야, 살구나무야
새가 우네, 오늘 우리 마을로 새로 온 새다
어디서, 어디 먼 곳에서 살다가 와서 내 머리 위로 날아간다
고요하면 뱁새의 날갯짓 소리도 들린다 저 소리로 날아가는구나
잘 왔다 그리고 운다
돌도 나무도 새로 나온 풀잎들도 마을 앞산 산복숭아꽃도
새 울음도 오늘은 비로 젖었다
젖으면 더 깊이 잘 보여,
나는 천천히 마을을 벗어난다
늦봄 응달에 오는 서리는 더 차다
맨발로 사는 새들은
서리 발자국을 남긴다
찬서리가 녹으면
그보다는 높은 온도의
이슬이 된다
너에게서 배운 사랑이
타인을 향한다
나는 더 돌아다닐 것이다 봄에까지 갔다 올 것이다
모든 곁을 지나다닐 것이다
그리고 평화의 인사를 할 것이다
나는 봄에 왔다고
사람들에게, 찬서리가 손등에서 살다 가는 봄에 안녕!
이렇게
―김용택, 「걷다가 선다」 전문
좋은 날/힘든 날/슬픈 날/일이 술술 풀린 날/일이 꼬여 머리가 아픈 날/그런 날에도/배는 고프더라/그런 날들에도/밥은 먹어지더라/그/어떤 날들은/다시 온다
_공후남 「어떤 날」 전문
공자/맹자/장자/순자/나는/혼자/그러니/혼자는/위대하다
_김옥희 「혼자라는 것」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