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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인생은 사라지고

상냥한 인생은 사라지고

강회진 (지은이)
현대시학사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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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인생은 사라지고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상냥한 인생은 사라지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079127
· 쪽수 : 123쪽
· 출판일 : 2022-03-14

목차

1부 상냥한 인생은 사라지고

처서
부엉이와 빨간 기억
상냥한 인생은 사라지고
잭살 할매 잭살 밭에 잭살 나무 그림자 진다
pen잘
비밀의 정원
강가에 앉아있는 한 사람이 있다
한恨어머니
향자곳
나는 여러 번 죽고 싶다
어떤 마음
어떻게 나는 나에게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상추
도청 애서愛書
고독한 덩어리


2부 중간에서 만나자는 말

스피노자자두나무
포구 나무
비정성시非情盛市의 크리스마스
새는 겨드랑이에 붉은 노을을 숨기고 있다
가는 봄
떨어진 꽃잎은 말이 없다
찬란한 한때
중간에서 만나자는 말
나는 겨울만이 아닙니다
기다리는 하루
휘파람을 부는 일
먼 곳이 먼 곳으로
사람들은 그곳에 왜 가냐고 물었다


3부 너의 그늘을 다 베어가지는 않을게

너의 그늘을 다 베어가지는 않을게
누가 내 귓속에 꽃을 심어 놓았나
곱닥한 봄
이별
거기 있던 돌
나눠 가진 계절
이상하고 슬픈 파랑
부처님, 그 손가락 접어주세요
어떤 사람의 그리움의 방식
새가 왔다
이 거대한 세상에 홀로
봄날, 수선화 피는
늙은 고향


4부 기다려, 너에게 가는 중이야

기다려, 너에게 가는 중이야
본다
삶의 질
이별은 단지 맨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
말하지 못한 말
청동거울 품은 너럭바위
어떤 주소
연설한 값
씨앗 한 알
까께비한 밤
농사일지
해찰 핀 것도 아닌데
소리는 뭉쳐 흘러간다
소문처럼 너는 가고

해설 상냥하고 다정한 시의 마음 | 이은지(문학평론가)

저자소개

강회진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홍성여자고등학교, 광주대학교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중앙아시아 고려인 시문학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즈베키스탄 니자미사범대학교와 중국 제남대학교 한국어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교수를 역임하였다. 2004년 『문학사상』 시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평론집으로 『아무다리아의 아리랑-중앙아시아 고려인 시문학』 『중앙아시아 고려인 문학을 읽는 한 방법』이, 시집으로 『일요일의 우편배달부』 『반하다, 홀딱』 『상냥한 인생은 사라지고』 등이, 포토에세이 『했으나 하지 않은 날들이 좋았다-몽골이 내게 준 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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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상냥한 인생은 사라지고


삼십 년 동안 아비의 생을 지탱해 준
버드나무 한 그루
도대체 얼마나 한다고
오라비는 제멋대로 버드나무를 팔아버렸나
덩달아 뿌리째 뽑혀나가
마구 뒹구는 기억들
버드나무 아래 앉아서
침착하고 내성적인 죽음을 기다리던 아비는
생생한 헛헛함으로 허둥대신다

다 해봤어요
이생에서 더 해볼 게 없어서
버드나무가 돈이 되나 알아봤어요.
귀농한답시고 들어와 다 팔아치우는
오라비는 눈치가 없는 건가요,
배짱이 무궁무진한가요

아비는 아직 살아 있고
오라비는 돈을 벌었어요
실패했다, 라는 문장의 주어는 언제나 저예요
다행이지요
제가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저는 매번 지고 말아요
팔랑이던 초록 버드나무 잎사귀처럼
상냥했던 인생은 이제 바빌론 강가에서나 만날 수 있어요

버드나무 팔려나갔다는 소식을 들은 날,
눈먼 가수가 검은 제비 같은 선글라스를 끼고
부르는 노래를 밤새 들었어요
별이 흘리는 눈물처럼 비가 내린다고
혼자인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하지만 혼자이고 싶지 않다고


부엉이와 빨간 기억


깊은 밤 부엉이는 훅훅
상수리나무 젖은 잎처럼 운다
훅훅 허공에 빈 주먹질 한다
훅훅 마른 나무에 입김 분다
나뭇가지에 훅훅 새순 돋는다
부엉이는 나무다 나무는 부엉이다

나무는 훅훅 어둠 속을 날아다닌다
적적한 달 귀퉁이 물고 가다가
주인을 알 수 없는 무덤에 흘리고 간다
반짝, 무덤에서 피어나는 빛
부엉이는 훅훅 자란다

부엉이는 밤새 여기저기서 훅훅 둥글게 울어쌓고
나는 고향집에 오면 아무 때나 잠이 쏟아진다
머리는 늘 동쪽에 두고 잔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해가 뜨는 쪽을 바라봐야 한다는 어른들의 무서운 말
앞산 무덤을 보며 자란, 오래된 습관이 빚어낸 말
누워 있는 방은 오래전 흙집 외양간이 있던 자리

훅훅 나무가 우는 밤이면 떠오르는 시절 하나,
다섯 살 무렵 외양간에 들어가
뽀얀 송아지처럼 훅훅,
어미 소의 젖을 빨아 먹던
빨간 기억


말하지 못한 말


앞집 할매 담장 위로 쑥 고개 내밀고 물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 종일 집에서 뭣하요?

종일, 무화과나무 아래 놀고 있는 어린 고양이들을 보았어요
고양이를 지키는 어미 고양이를 보았어요
텃밭에 옮겨 심은 상추는 언제쯤 뿌리 내려 와싹와싹 자랄까 생각도 했어요
드디어, 저 멀리 산 아래 기차가 지나는 시간을 적어두었어요
배가 고프면 감자를 쪄서 검은 개와 나눠 먹으며
햇살 잘 드는 마루에 나와 시를 읽어요 그러다가
담장 너머 감나무 잎사귀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을 오래 바라봤어요
라고, 말하지 못했다

아따, 마당에 풀이 가득하고만, 할 일이 많겄소

풀을 다 뽑아버리면 풀벌레는 어디서 사나요?
여름밤 풀벌레 소리는 어떻게 듣나요?
그러면 제 귀는 밤새 잠 이루지 못할 텐데요,
마당을 북방의 초원이라 부르고 싶어요
무성해진 그곳에 누워 은하수를 보고 싶어요
라고, 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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