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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었어요?

밥은 먹었어요?

이영하 (지은이)
걷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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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었어요?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밥은 먹었어요?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333069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2-04-16

책 소개

걷는사람 에세이 13권. <치유공간 이웃>은 2014년 9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운영된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 지원을 위한 단체이다. 그런 자원활동가 ‘이웃’들의 목소리, 평범한 일상을 살던 이들이 겪은 참사에 함께한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목차

프롤로그 4

밥이 건네는 말
1) 1인분에 얼마예요? 10
2) 최순옥 - 밥은 밥이 아니야 18
3) 김서원 - 뜨거운 밥 37

이야기로 만나다
1) 나는 울 자격이 없잖아요 54
2) 박혜지 - 아무도 안 와도 돼 60
3) 문지원 - 알바비 떼이면 75

뜨개로 잇는 마음
1) 뜨개로 잊고 뜨개로 잇고 96
2) 곽정숙 - 아픈 것도 쉬어 가면서 102
3) 엄원주 - 신발을 벗는다는 것 120
4) 진선미 - 아무렇지도 않게 140

색다른 걸음
1) 설거지하실래요, 시 쓰실래요? 164
2) 김동현 - 실패하면 안 되거든요 168
3) 박철 정설진 - 달걀이 뭘 할 수 있을까? 185

에필로그 198

저자소개

이영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안산에 살며 줄곧 시민단체에서 일했다. 세월호 참사 후에는 <치유공간 이웃>에서 피해자들을 도우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는 심리상담사로 일하며 마음이 힘든 이들을 돕고 있다. malym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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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라는 말, 언제 밥 한번 먹자는 말, 밥은 먹었냐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의 삶에 밥은 밑바탕과 같은 것이다. 이런 밥은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이들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잃어 마음 아픈 이들에게도 중요한 바탕이다. 물론 회복을 위해 상담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밥은 선택의 여지 없이 늘 그들 앞에 되돌아온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게 그렇게들 돌아가라 말하는 일상이 바로 밥을 지어 먹는 그런 하루하루가 아닌가. 누구나 반드시 살아내야 하는, 밥이 있는 일상 말이다. 그래서 더욱 상상 속 마루에는 따스한 밥이 필요했다. 너무 슬퍼서 먹기 힘들고 하기 힘든 밥을 이웃의 힘을 빌려 해내는 곳이 바로 그 마루였으면 했다.
(중략)
그럼에도 이웃의 밥상이 어떤 대단한 위로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짐작건대 함께 밥상을 만든 대부분의 사람은 이웃의 밥상이 무슨 치유가 아니어도 좋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 밥상이 위로였기를, 또 힘이었기를 바라 보지만, 또 아니어도 괜찮다 여겼을 것이다. 그 밥이 순간의 허기를 달래는 것이어도 되고, 한 끼의 수고로움을 덜어 주는 것이어도 된다고 말이다. 옆집에서 함께 먹던 밥에 무슨 마법 가루가 있을 거라 생각해 본 일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늘 먹던 그런 밥 한 상을 둘러앉아 나누어 먹었을 뿐이니 말이다.
-「1인분에 얼마예요?」 부분


아무래도 유가족들이 밥을 잘 못 넘겼잖아요. 그래서 우선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아야죠. 또 너무 화려한 건 안 돼요. 명절 음식이나 잔치 음식 같은 거요. 잡채 같은 걸 보면 엄마들이 맘에 걸리는 거예요. 명절이나 행사 때 많이 먹잖아요. 그러다 보면 아이 생각이 나고. 언젠가 한 번은 닭볶음탕을 했는데 어떤 어머니가 못 잡수시더라고요. 그래서 왜 안 드시냐 했더니 “저희 애가 이걸 너무 좋아했어요. 저는 못 먹겠네요.” 하더라고요. 그런 사정을 전부 알 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런 것까지도 다 생각을 하게 돼요.
-「밥은 밥이 아니야」 부분


밥도 못 먹고 물도 못 넘기던 엄마가 있었어요. 두문불출하고 맨날 울기만 했는데 어떤 분이 여기 이웃에 가 보라고 했대요. 그래서 이웃에 혼자 왔더라고요. 와서는 저쪽 구석에 혼자 있어요. 이분이 커피를 좋아해서, 그것만 하루에 몇 잔씩 드셨어요. 밥상을 주면 밥은 못 먹고 그랬죠. 그러다 나랑 둘이 눈이 마주쳤어요. 그래서 내가 그날은 누룽지를 끓여 드렸어요. 그랬더니 그걸 먹고 그렇게 우시더라고요. 나중에 물었더니 ‘자식을 그렇게 잃고도 때가 되니 배는 고파요. 그런데 또 밥을 못 먹겠더라고요. 그런 데 실장님 끓여 준 누룽지가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막 대성통곡을 했어요. 너무 맛있어서 그렇게 눈물이 나더래요. 그 얘기에 같이 울었죠. 수없이 많은 밥상이 기억나지만 울면서 누룽지 먹던 그분 기억이 제일 많이 나요.
-「밥은 밥이 아니야」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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