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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333595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23-01-16
책 소개
목차
1부 슬픔이 벌레처럼 따뜻한 나의 집
단념
놋쇠 그릇 꺼내고 닦는 날
모판
부산떡 김오례 여사께
바람의 울음
장미가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정전기
실업급여 수급자 인정일
평택에서 온 음성
침대를 보내던 날
벌레
가계도
달의 뒷면 1
2부 얼음을 그리는 마음
그 사람 얼굴에 달이 스민다
나는 다른 행성에 있다
그림자
얼음산
두려움은 늘 혼자일 때만
이게 이별일까?
소문들
태어난 날 꾸었던 꿈
거짓말
호랑가시나무 언덕 위에 서 있을 때
구름
3부 캄캄해서 너무 맑다
가을 목어
노래하는 사람
부용동 정원에서
춤추는 가얏고
와온에서
세방낙조
산벚꽃
설도
가을 소나기
와운 마을 천년송
두 개의 심장 168번 느티나무
윙컷
백 년을 읽는 동안
4부 흰 눈으로 돌아가고 싶어
괜찮다는 말
아침
문득 쳐다본 밤하늘에 찾아온 메시지
말이 말굽이 될 때까지
까마귀들이 날아오르는 시간
나무는 증발한다
뿌려지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사라져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랑 이야기를 읽고
싶어
독방에서 독방으로
오랜 침묵
친구에게
해설
말의 발굽
—김형중(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낮달이 동백 혀에 새겨질 때
붉은 멍이 들었으나
상관없을 것이다
弓弓乙乙
弓弓乙乙
농민군들의 시체가
왕의 무덤처럼 쌓여 있다
-「단념」 전문
손톱은 몸에 붙어 있는 화석 같다
자신의 눈을 떠돌며 태어나는 새들처럼
도시의 네온,
콘크리트 원시림 속으로 새떼가 날아오는 밤
까만 손톱 밑에도 새떼가 가득 들어 있다
나는 그들을 붙잡지 않았다
쑥잎 같은 안개가 자욱한 밤
우거진 슬픔과 사라지는 안개
공기는 손길이 닿지 않는 바다로 간다
골짜기처럼 좁아진 바다 위를 새떼는
등대가 되어 떠다닌다
나는 손톱을 바닷물에 담가 보았다
바다에서 죽음도 다시 태어난다
물 잠긴 손톱 위에 새떼가 떠오른다
달을 찾아 입을 벌리고 날아오른다
-「달의 뒷면 1—손톱 위에 새떼가 떠 있다」 전문
어린 왕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면 그곳으로 갔다
하얀 바람을 만나
해가 지는 강을 좋아했고
금성이 머물러 있는 저녁에 걸터앉아
잔잔한 강물 속에서
헤엄치는 달빛에 머물렀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하얀 바람을 만나
흔들리는 풀잎에게
닿을 수 없는 먼 곳에 있으면서도
늘 안부를 묻고 이별을 이야기했다
안개 가득한 산 아래 강을
아직 건너지 않았고
사시사철 불어온 하얀 바람을
나는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곧, 비 냄새가 흩어졌다
꽃잎에 매달린 봄이 그치고
짙은 녹음으로 가려질 아득한 계절에
금성이 머물러 있는
저녁에 걸터앉으면
알 수 없는 언어로
너는 나에게 건너온다
나의 안부는 다른 행성에 있다
-「나는 다른 행성에 있다」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