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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92512570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3-10-1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장 박정희의 아이들: 정상국가 콤플렉스
2장 깨달음: 86포퓰리즘의 태동
3장 86포퓰리즘: 역사·민중·대표의 재구성
4장 두 개의 민주주의: 민주정부와의 경쟁
5장 반적폐 포퓰리즘: ‘깨어 있는 시민’의 탄생
6장 용퇴론: 86은 왜 민주주의와 어긋나는가
나가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들은 사람, 공정, 평화, 한반도, 상식, 깨어 있는, 정의, 개혁, 민주, 서민, 우리 아이들, 민족, 시민 같은 두루뭉술한 말들에 취한 채 그 속에서만 사는 것 같았다. 국회는 사회적으로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결정하라고 만든 곳일 텐데, 정작 그런 첨예한 문제는 미루기만 했다. 차별금지법 제정, 중산층 증세, 노동자 정년 조정, 국민연금 개혁, 기후위기 대응 따위의 문제 말이다. 그들은 선거 이후에 결정하자고 했지만, 한국 정치는 늘 선거 전이거나 선거 직전이거나 둘 중의 하나다.
〈들어가며〉 중에서
86들의 정치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동시대 정치인이나 지식인도 아니고, 카를 마르크스도 물론 아니고, 김일성도 아마 아니고, 어쩌면 박정희일 것이다. 그들의 유년 시절을 내내 지배한 박정희는 86들이 국가의 역할을 이해하고 공적 자아를 형성하는 방식 자체를 결정했다. 물론 86들은 박정희와 반대 방향으로 나라를 만들어나가고자 전력을 다해 뛰었지만, 뛰는 방법과 호흡법은 꽤나 닮아 있었고 결국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도 어쩌면 비슷했을지도
모른다.
〈1장 박정희의 아이들: 정상국가 콤플렉스〉 중에서
그런데 박정희의 죽음과 전두환 집권이 포퓰리즘 계기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86포퓰리즘의 태동을 설명하기 위해선 하나의 문제가 더 풀려야 한다. 주체의 문제다. 당대의 대학생이었던 86들은 어째서 스스로 민중을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그들은 ‘박정희의 아이들’이었기 때문이다. 86들은 결손국가인 조국을 근대화해야 할 책임이 있는 주체로 키워졌고, 자아를 국가와 민족과 분리하지 않은 채로 자라났다. 물론 동시대 어린이들이 다 그런 프로젝트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박정희 시대에 모범생으로 자라 명문대 학생이 된 86들은 이 프로젝트를 유독 훌륭히 마친 자들이었다. ‘진선미의 화신’으로서, ‘민족중흥’과 ‘구국’의 주체로서 자격을 갖춘 것이다.
〈2장 깨달음: 86포퓰리즘의 태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