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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2512914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4-06-25
책 소개
목차
로미오의 영역
감사의 말
프롤로그
1 늑대다!
2 어울림의 규칙
3 로미오
4 원본
5 쏴라, 파묻어라 그리고 입을 닫아라
6 생존경쟁
7 이름이 다 무엇인가요?
8 새로운 일상
9 기적의 늑대
10 늑대와 소통하는 사람
11 퍼그와 포메라니안
12 로미오의 친구들
13 살해범
14 꿈의 무게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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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자신이 찾는 게 뭔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늑대와 개를 절대 착각하지 않는다. 크기나 무게 문제가 아니다. 늑대는 골격 자체가 다르다. 다리가 더 길고, 척추가 더 곧고, 목이 더 두껍고, 꼬리가 더 무성하며, 털이 더 빽빽하고 많은 층을 이루고 있다. 늑대가 지나간 자취가 그렇듯이 미끄러지는 듯한 경제적인 움직임 역시 독특하다. 하지만 늑대와 개의 차이를 보여주는 진정한 척도는 눈이다. 개는 눈을 통해 총명함과 유대감을 표출하지만, 깜박임조차 없는 늑대의 시선에 포착되면 마치 레이저를 응시하는 것 같다. 그 놀라운 강렬함은 상대방을 꿰뚫어보고 그 인물 됨됨이까지 가늠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검은 늑대의 깊은 호박색 홍채에도 그런 힘이 실려 있었지만, 녀석은 내가 이 세상 다른 야생 늑대들에게선 감지하지 못한 무언가를 뿜어내고 있었다. ―〈늑대다!〉 중에서
준비가 됐건 안 됐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심지어 차에 탄 채 주차장에서 늑대를 볼 수 있는 완벽하게 희한한 광경이 주노에서 펼쳐졌다. 그건 무슨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공식 같았다. 인구 3만의 도시와 커다란 검은 늑대를 같은 냄비에 넣고 휘저은 다음 한발 물러나 구경하기.
늑대 구경꾼들은 원래 빙하 지역을 드나들던 이용객들에 더해 그 수가 점점 늘어났다. 가족들과 십대 무리들이 호수 위에서 어슬렁대다가 고개를 젖히고 로미오의 울음소리에 화답하여 하울링을 했다. 엉큼한 사람들은 수상쩍은 시간대에 몰래 호수 가장자리를 배회했다. 적당한 개만 있으면 늑대를 가까이 불러낼 수 있다는 말이 이미 사방에 퍼지고 있었다. 마치 알래스카에서 하나밖에 없는 놀이공원에서 기구를 타듯, 걱정할 건 전혀 없고 모든 것이 대단히 환상적이라는 말과 함께. ―〈원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