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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환경/생태문제 > 환경문제
· ISBN : 9791192628479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5-01-31
책 소개
목차
머리말 _ 열심히 사는 만큼 행복한 세상
1강 자본주의와 생태주의의 개념과 철학
자본주의를 다시 공부하는 이유 | 자본주의, 돈 놓고 돈 먹는 사회 |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 갈등과 협력 | 자본 vs. 생명 | 자본주의의 역사 | 인간중심주의와 자기 소외 | ‘내 주변’을 넘어서는 전지구적 생태주의 | 이분법적 사고와 철학 | 노예화와 식민화 | 전지구적 위기와 생태주의 | 원시시대와 통합의 사고 | 죽임의 경제를 넘어 생태민주주의로
2강 자본주의 산업화와 파괴성
체제의 치명적인 모순 | 돈벌이와 삶의 질의 관계 | 양적인 성장과 ‘삶의 질’의 후퇴 | 부채와 공정한 분배
3강 기후위기, 모순의 종합
유별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 | 이미 도착한 기후위기 | 기후위기가 드러내는 불평등과 고통 | 지구온난화와 온실가스 | 대가속 시대, 무한 생산과 소비, 그리고 지구열탕화 | 기후위기와 ‘정의로운 전환’ 문제 | 보다 실천적인 대안을 위하여
4강 다양한 대안 이론들
닥쳐온 위기 | 이론들의 세 가지 흐름 | 이론가들 [토마 피케티 • 사이토 고헤이 • 안드레아스 말름 • 제이슨 히켈 • 제이슨 무어 • 브뤼노 라투르 • 앨리스 달 고보 • 마리아 미스 • 피에르 로장발롱 • 이졸데 카림 • 로빈 월 키머러 • 애나 칭 • 아네테 케넬 •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 도나 해러웨이 • 로지 브라이도티]
5강― 지구를 떠나지 않고 살아가기
공감할 수 있는 원리 | ‘나부터’ 실천 ― 개인적 차원 | ‘나부터’ 실천 ― 사회적 차원 | ‘더불어’ 실천 ― 구조적 차원 | 마무리를 대신하여
보론― 남해안 갈사만 사례
하동 갈사만에 대하여 | 일본 제국주의와 자본의 가치증식 | 갈사만의 옛 지형 | 갈사만 산업화의 여정 | 갈사만 어르신들의 삶 ― 인터뷰 내용 중에서 | 현황 _ 오염의 지속 | 근본 대안 _ 돈벌이 경제를 넘어 자연경제의 회복으로
에필로그 _ 기후위기 시대, 행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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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앞으로 여섯 번의 강의를 통해 바로 이런 문제들에 대한 힌트를 어느 정도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제가 노동과 경제, 교육, 생태 등과 관련한 연구와 고민을 40여 년 해오면서 정리하게 된 내용들을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함께 대안을 모색해 보는 시간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학교에서 공부하고, 또 일해서 먹고살고 아이를 키우고 독립시키려면 모두 돈이 들어가죠. 그래서 당장은 자본주의적으로 살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구조가 어떻게 해서 오늘날 모두 걱정하는 기후위기나 불평등 문제와 같은 파국으로 치닫는지를 좀 제대로 알아야, 비로소 잘못된 그물망으로부터의 탈출구도 잘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모가 자식을 낳고 기를 때, 얘는 500원짜리 노동력이 될 녀석, 얘는 1만 원짜리 노동력이 될 녀석, 하면서 밥의 양을 성적순대로 주진 않죠. 부모의 사랑을 학업 성적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배분하면서 키우진 않아요. 대부분 다 ‘사랑’으로 키웁니다. 열 손가락 깨물면 다 아프듯이 아이들은 누구나 사랑스럽죠. 이 아이에게서 본전 뽑을 만큼만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사랑을 하진 않아요. 누구도 그런 계산을 하진 않죠. 물론 요즘 젊은 부모들은 그런 계산을 좀 많이 하는 것 같기도 해서 좀 불안합니다마는…. 또 우리에겐 친구도 있고, 여러 모임들도 있죠. 삶의 과정에서, 시장에서 상품 교환하듯 살진 않아요. 내가 얼마짜리 결실을 얻을 수 있으니 너에게 이걸 해줄 거야, 라는 식으로, ‘등가교환’ 법칙으로 살진 않죠. 서로 인정(人情)을 나누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우애롭게 사는 관계들, 그게 사람답게 사는 거라 느끼죠. 이 느낌을 배신하지 않는 게 사람이죠.
이렇게 이제는 자본과 노동이 대립하는 단계를 넘어, 자본주의적 합리성이 우리 인간성 속에 깊이 내면화된 시대라고 봐야죠. 내 안에 자본이 들어와 있는 거죠. 조지 오웰의 『1984』에 보면 감시자가 ‘우리는 너를 복종시킬 것이다. 그러나 마지못해 복종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서 네 영혼이 스스로 복종하는 걸 기뻐할 정도로 그렇게 너를 만들 것이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처음엔 독재 권력에 거듭 저항을 하다가도 여러 차례 탄압을 받으면서 트라우마(상처) 같은 게 깊어지면 마인드가 달라지죠. 그리하여 ‘싸워 봤자 질 게 뻔하고 그렇다고 멀리 도망갈 수도 없다면’ 생각을 바꿉니다. 어차피 안 되는걸, 그냥 여기서 출세와 성공을 한번 해보자. 그래서 권력이나 자본의 논리를 굳게 내면화한 채 ‘열심히’ 해서 성공하려고 합니다. 이런 식이죠. 저는 이런 걸 ‘강자동일시’ 심리라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