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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2647296
· 쪽수 : 202쪽
· 출판일 : 2024-02-29
책 소개
목차
■ 머리말
제1장 모빌리티 통제의 조건 본관과 신분
MBTI, 혈액형, 본관
본관제의 역사
고려청자 vs 조선백자
‘조용한 아침의 나라’, 조선의 탄생
제2장 왕의 이동 온행과 능행
꽃놀이 다니는 고려의 왕
민폐를 두려워한 조선의 왕
태조 이성계가 평주 온천을 찾은 까닭은?
세종이 사랑한 온양 온천
세조가 온행길에 여우사냥을 한 까닭은?
온천 마니아 현종
온행 때 과거 시험을 치른 이유
국왕의 대표적 이동 명분, 능행
참배와 취미 생활 사이에서
능행왕 중종
외유에서 대민 행사로
정조, 능행에서 왕의 위엄을 드러내다
제3장 양반에게 특화된 형별이자 이동 유배
부처付處에서 위리안치圍籬安置까지
고려의 유배형 vs 조선의 유배형
악명 높은 유배지
유배, 사림파 성장의 배경이 되다
좌절과 재기 사이에서
유배지에서 꽃핀 학문
제주도의 유배인
제4장 뜻하지 않은 해외여행 표류
넘쳐나는 표류기의 배경
조선의 해금 정책과 공도 정책
표류를 통해 알 수 있는 동아시아 국제질서
해금 정책의 배경이 된 왜구와 정성공
홍어 장수 문순득, 동양의 신드바드가 되기까지
정약용이 제안한 표류민 대응 정책
푸른 눈의 표류인, 벨테브레와 하멜
맺음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의 차이는 모빌리티의 차이와도 연관된다. 고려와 조선에서 이동 제한의 배경으로 작동한 본관제는 고려시대에 시작되었지만, 고려의 지방 통치는 어디까지나 지방 호족과 세력가들에게 어느 정도 맡겨진 지방분권의 형태였으며 고려 말까지 중앙집권적 통치에는 다다르지 못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신하들에게 둘러싸인 답답한 궁궐을 벗어나 백성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온행은 왕권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마침 현종은 지독한 피부병을 앓고 있었으니 질병 치료를 위해 온행을 나서면 신하들도 말리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현종은 재위 기간 동안 총 5회의 온양 온행을 단행했다. 피부병과 안질을 치유하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실제로 현종의 증세는 세종과 세조보다 더 심각하여 침을 맞은 부분에도 부스럼이 번질 정도여서 매우 고통스러워했다고 한다.
정조는 원행을 통해 가장 적극적으로 왕권 강화를 도모한 왕이자, 원행이나 능행이 더 이상 국왕의 취미 생활이나 외유·국가 의례를 위한 행사가 아님을 백성에게 보여 준 왕으로 남게 되었다. ‘관광觀光’, 즉 국왕의 얼굴을 백성들이 직접 보고 그 빛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게 하였다는 점에서 정조는 조선 사람들에게 ‘관광’의 왕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