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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651286
· 쪽수 : 135쪽
· 출판일 : 2024-08-08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외로움이 밥이다
눈사람·15
회전문·16
졸고 있는 장화·18
연적·20
여기부터 시작입니다·21
삽의 근거·22
타면 탈수록·24
잔칫집·26
손 타는 것이 좋다·28
어때요 이런 고요·30
깨진 얼굴·31
풀 피·32
마른세수·33
새의 이름 꺼내면·34
외발로 선 우체통·35
[2부] 슬프지 않기로 해도 거리엔 비가 내렸다
빈 의자의 오래된 생각·39
비는 곧 도착합니다·40
귀 달린 전등·41
나에게는 손잡이가 너무 많다·42
프리사이즈·43
손빨래·44
웃음 기와·46
그늘의 얼굴·48
이런 가로등·49
밥 없는 날·50
온궁 가는 길·51
거푸집·52
앵무새 귀가·54
못질·55
깡통 철학·56
[3부] 하루를 어루만져도 버려짐만 가득했다
묵밥·61
버려진 시와 기쁜 담배 한 개비·62
음성으로 전화번호 찾기·64
뚜껑의 반란·65
질이라는 말·66
스티로폼 후생·68
그 남자의 쭈꾸미·69
낙과의 성질·70
아주 소박한 다짐·72
조사 뺐어?·73
하루에 한마디 하는 여자·74
또렷한 간섭·76
국지성 호우특보·77
나에게도 착각은 필요합니다·78
책이 얼겠다·79
[4부] 표정까지 갉아먹은 낱장이 된 노랫말
종이칼·83
거울의 질문·84
우리들의 허용량·86
현재라는 공감·88
자릿값·89
기억을 걱정했다·90
흔들리는 똥·92
내일의 운세·93
시래기·94
삶은 달걀·95
새들로 꽃들로·96
나와 언덕은 자꾸 눈사람을 만들었다·97
화(火)끈·98
불가사의한 불가사리·99
참싸리·100
[5부] 여기부터 시작입니다
붓·103
웃으며 쓰러진 장승·104
물씬·105
볼 수 없는 꽃·106
흙, 흑흑·107
물과 얼음 사이·108
찔레꽃·109
쉬었다 하시지요·110
버려진 쓰레기통·111
시침들·112
대패질하는 여자·114
물꼬는 트고 오셨나요·115
양은 냄비와 콩나물국·116
수건의 감정·118
뒷짐·119
[해설] 김주원(문학평론가)
“마음의 고요함으로 가는 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대부분의 삽들은 걸려 있거나 세워진다
하루에도 몇 번씩 허리를 잡는 사이
내 속을 밀고 들어와
꽂혀 있는 아버지
날마다 날이 닿아 부드러워질 때는
물싸움하는 두렁 한쪽 숨이 열리고
터놓은 오늘을 따라
멀리 돌아 나온다
녹슨 대문 옆에는 꼿꼿한 당신 눈빛
집 안에 한두 개씩 우두커니 가보되어
서 있는 오래된 소리
내 마음 파고든다
쉽게 닳지 않는 시간 깊숙이 한 삽 뜨면
견고한 작은 터전 손에서 손이 전해
굳은살 단단할수록
풀어지는 한 사람
까마득한 한 발로 언제까지 서 있나
날카로운 근거들이 살아서 변해 갈 때
사나운 가장자리는
뼈대를 지켜본다
- 「삽의 근거」 전문
외딴집에 홀로 앉아
아궁이에 불을 넣는다
낯익은 발자국보다 먼 소리가 먼저 들려
일몰은 남아 있는데
고요만 타들어 간다
어제 떠난 발자국
퉁퉁 불어 커질 때
저녁을 훔쳐보는 유일한 산 고양이
눈빛은 노을을 따라
조금씩 움직인다
쓸쓸한 곳 들춰 보면
불씨들 살아날까
녹이는 곱은 손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눈사람처럼
어때요 이런 고요
- 「어때요 이런 고요」 전문
집을 위한 집이 되어 달라붙은 테두리
단단히 집을 안고
얼마나 어루만졌을까
받아낸 수많은 못질 붙들고 운다 해도
내 것이 된 적 없는 나를 닮은 얼굴로
단 한 번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다
희생의 사각 프레임 흩어지는 모서리
끈질기게 다시 세워도 당신 집 갖지 못해
굳을 때까지 버티는
몸에 박힌 자국들
그 또한 내 일이라고 팽개쳐진 언더그라운드
- 「거푸집」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