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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732077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3-06-29
책 소개
목차
1부 씨익, 한번 웃게 하는
……해낙낙하니 웃었다 / 도둑 제 발 저리듯 / 뒤끝 / 헌금 / 접문(接吻)
/별게 아닌데 하고 나면 기분 좋아졌다 / 신문 / 불쾌한 목례 / 은화 / 불로동 회억
/ 좀벌레 슨 외투와 같이 / 경로우대석 / ✕✕정보산업학교
/ 암환자가 될 거라는 큰누나의 믿음은 / 백반증 / 요양원 / 부의 / 만년필
/ 남자의 뿌리 / 우스갯소리 / 반성 / 낮술 / 출장 / 만추
2부 꿈속 같고 전생의 어느 한때와 같은
저녁의 여러 말 / 집 / 분가 / 가장 / 이종양반 / 아버지의 농사 / 아버지의 잠 / 곰국
/ 호루라기 / 매병 / 본가 / 와병 / 합창 / 푸닥거리 / 간격 / 운조루 / 독숙(獨宿)
/ 고함 / 전기밥솥 / 미운 정 / 매 / 마수 / 제비집 / 들고양이 / 강아질 가지러 갔더니
/ 맨드라미 / 어미 개 / 암내 / 끼니 / 그곳 / 목어 / 간질 / 역정
/ 물비늘 피는 함허정에 들러 접은 생각이 있었다 / 스무고개 / 파묘
3부 길속이 트였다
식생 복원 중입니다 / 내 몸에서 흙내가 나기 시작했다 / 한참이나 물끄러미 쳐다본다
/ 뒤란 / 처녀 보살 / 사주(蛇酒) / 우뚝 솟은 끄트머리가 둥글 뭉툭 꼴린 듯해서
/ 목탁집 / 딱, 한마디로 이랬다 / 주말농장 / 파일 / 물새 한 쌍 / 용연향 / 돌마늘
/ 길속이 트였다 / 솔밑재 / 그 산 / 금강내산도 / 산이 푸르다는 것은
/ 대평리 반곡마을 / 홍예다리 / 새비 연못 / 강물 위에 쓴 시 / 궁리 끝에 / 육추
/ 외가 / 홍매 / 서쪽 빛 비치는 마애불을 친견하다 / 전율 / 호박꽃 / 어치
/ 압장(壓葬) / 백내장 / 박새와 살구나무 / 곰솔 ―벗들에게 1
해설 조성국과 그의 ‘얼뚱아기’ 적 말들 | 고재종(시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딸애가 넹택없이 바라는 걸 일거에
무찔러 버렸더니
밥 안 먹는다고
땅바닥 나뒹굴며 뒈지게 울며불며 뗑깡을 부린다
글다가 달게는 사람이 통 없으니까
이리저리 둘러보며 아무도 없어 보이니까
바른 손등과 손바닥을 번갈아서 눈두덩 쓱 문질러 닦고는
흙 묻은 옷자락 탈탈 털며
지 혼자 밥 먹는 것을 넌지시 훔쳐보며
해낙낙하니 웃었다
- 「……해낙낙하니 웃었다」 전문
그만 넣으라고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달아나 버렸다
하도 어안이 벙벙해서 나도 개 조심 경고문처럼 대문짝에
구독사절이라고 써 붙여 놓았더니 글쎄
그 밑에다 붉은 사인펜으로
바르게 삽시다, 라고 큼직하게 답장 적고는
꼬박꼬박 배달하는 것을
냅다 물리치진 못했다
- 「신문」 부분
포개진 그릇 안에
나의 가장 뜨거운 것을 들이붓듯
차가운 너의 심장으로 들이붓은 뜨거움이 스며들 듯
일테면 뜨거움과 차가움이 만나서
서로에게 스며드는 동안
간극이 생긴다 그릇이 그릇에서 떠밀리듯 빠져나온다
너무 꽉 끼어 빼도 박도 못하는
그런 격의 없는 사이일수록 한번쯤 틈을 두고 볼 일이다
적당한 거리 두었는지 살펴볼 일이다 내가 너와 같이
네가 나와 같이 저버리지 않고
이드거니 바라보는 일이 그러하다
- 「간격」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