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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언론/미디어 > 언론학/미디어론
· ISBN : 9791192953076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3-06-16
책 소개
목차
제1부 가짜 뉴스의 역사
제1막 가짜 뉴스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다
제1장 가짜 뉴스의 영향
제2장 가짜 뉴스의 시작
―보론: 인쇄기
제3장 가짜 뉴스와 프랑스 왕실
―보론: 최초의 신문
제4장 가짜 뉴스와 미국의 건국자들
제5장 가짜 뉴스, 과학을 공략하다
―보론: 전신이 가짜 뉴스에 끼친 영향
제2막 황색 언론과 선전과 역정보
제6장 황색 언론
―보론: 황색 언론에 대한 역풍
제7장 가짜 뉴스와 전쟁
제8장 인종차별 음모론이 가짜 뉴스가 되다
보론: 실제가 아니었던 외계인 침공
제9장 가짜 뉴스와 흡연과 건강
―보론: 텔레비전의 도입
제10장 가짜 뉴스 첩보전
―보론: 인터넷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제3막 가짜 뉴스 홍수의 시대
제11장 디지털 시대의 개막
―보론: 사실 확인 웹사이트
제12장 가짜 뉴스의 대유행
제13장 가짜 뉴스, 선거를 장악하다
―보론: 세계 각지에서 무기로 사용된 가짜 뉴스
제2부 가짜 뉴스와 싸우는 방법
제14장 사실 VS 의견
―연습문제: 사실일까, 아니면 의견일까?
제15장 나는 편향되었고, 너도 편향되었고, 우리 모두 편향되었다
―연습문제: 자신의 편견을 확인하기
제16장 뉴스 미디어의 편향 이해하기
―연습문제: 기사에서 편향을 찾아낼 수 있을까?
제17장 가짜 뉴스 기사 알아보기
―연습문제: 진짜일까 가짜일까?
제18장 여론 조사와 가짜 통계
―연습문제: 여론 조사 연습
제19장 당신의 눈은 거짓말을 한다: 가짜 사진과 동영상 알아보기
―연습문제: 어떻게 포토샵 처리를 했을까?
제20장 인터넷 밈은 뉴스가 아니다
―연습문제: 신뢰할 것인가, 신뢰하지 않을 것인가?
제21장 자칭 긴급 속보를 대하는 방법
―연습문제: 긴급 속보 분류하기
제22장 결론
리뷰
책속에서
이후 수백 년이 넘도록, 역사가들은 람세스와 히타이트 간의 전투가 대략 그 시에서 묘사한 방식대로 벌어졌었다고 믿었다(물론 신으로의 변신까지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이집트가 승리한 것은 확실하다고 믿었다). 그것이야말로 이들이 참고할 만한 유일한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역사학자들은 파라오가 승리했다고 알려진 이 전투 이후에 람세스 2세와 히타이트의 왕 하투실리 3세 사이에 오간 100통 이상의 사적인 편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전투에 관해서 하투실리 3세가 람세스에게 쓴 편지 가운데 한 통의 내용을 요즘 말투로 옮기자면, 결국 이런 질문이었다. “야, 카데시 썰을 푼다면서 왜 계속 구라만 치냐?”
마리와 루이 13세 사이의 소책자 전쟁은 가짜 뉴스도 특정 독자를 상정하고 작성했을 때에 가장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자기가 이미 찬동하는 정보를 더 기꺼이 받아들이게 마련이다. 루이의 논증이 더 성공적이었던 까닭은, 사람들이 이미 마리에 대해서 생각하던 바를 그 내용이 강화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프랑스 궁정은 예전부터 항상 외국인을 의심해 왔기에, 이탈리아 출신인 마리를 분수에 맞지 않게 권력에 굶주린 외국인으로 채색하기는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그의 소책자는 또한 그 당시의 성 고정관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즉 여성은 감정적이고 나약한 피조물에 불과하지만, 남성은 전사라는 것이었다. 대부분 남성이었던 귀족을 대상으로는 이것이야말로 승리를 보장하는 메시지였다.
그해 4월에 허스트와 퓰리처는 자신들이 원하던 전쟁을 얻었다. 쿠바 독립을 위한 전투에 대한 미국의 개입, 즉 이른바 스페인-미국 전쟁은 불과 10주 만에 스페인의 항복으로 마무리되었다. 미국은 2억 5,000만 달러의 (오늘날의 가치로 거의 80억 달러의) 비용과 3,000명의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그 대가로 스페인은 푸에르토리코, 괌, 필리핀의 통제권을 미국에게넘겨주었다. 쿠바는 1902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미국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다. …… 허스트와 퓰리처가 미국을 참전하게끔 ‘만든’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이들이 여론을 움직이는 걸 도왔음은 확실했다. 이 사례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가짜 뉴스는 사람의 감정을 건드렸을 때에 가장 성공적이다. 강력한 감정은 사실의 부정확성이라든지, 썩 옳은 일로 들리지는 않는 것들이라든지, 일반적으로는 적신호가 될 법한 것들을 사람들이 지나치고 무시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신문이나 기자가 정권에 대해 뭔가 비판적인 이야기를 할 때면, 나치는 이들을 ‘뤼겐프레세Lugenpresse’, 즉 ‘거짓말 하는 언론’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부분은, 나치가 정말로 가짜 뉴스와 싸운 건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가짜 뉴스야말로 그들의 전략에서는 불가결한 일부였다. 그와 반대로 그 단어는 독일인들이 ‘진짜’ 사실을 말하는 뉴스를 불신하여 보도 내용을 믿지 않게 하려는 의도로 사용된 것이었다. 나치의 입장에서 뤼겐프레세는 이후 나치 정부나 히틀러에게 찬동하지 않거나 비판을 표시하는 언론인 (나중에 가서는 일반적인 사람) 모두를 뜻하게 되었다.



















